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친정에 가기 전에 빨래를 해야 해서 아침부터 서두르려고 했는데, 신랑한테 연락이 왔다. 미국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환율이 떨어졌다는 거다. 그래서 일어나자마자 환율이 1200원대 후반으로 떨어졌다. 하도 안 떨어지길래 금요일 정도에 하려고 했는데, 본의 아니게 이득(?)을 봤다.
당장 환전 예약을 하고, 은행 갈 타이밍을 재봤다. 역시나 친정 가는 버스 타기 전에 다녀오겠다.
100달러짜리 두 장, 50달러짜리 한 장.
고액권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베트남에선 고액권의 환율이 더 좋다고 한다. 사실 이유는 잘 모르겠다만, 실제로 남들이 환전하는 것을 보면 그렇더라. 근데 은행에서도 그런지 모르겠다.
집에 가기 전에 단골 카페 플러밍에 들렸다. 플러밍에 처음 간 것도 신랑 첫 베트남 출장 때, 신랑 없이 생일을 보냈는데, 그때 까눌레가 너무 먹고 싶어서 동네 카페를 찾아갔었다. 그런데 까눌레가 없어서 다른 걸 먹게 됐는데, 그런 날 안타깝게 생각했던 사장님과 놀랍도록 맛있는 휘낭시에에 내 단골카페가 되었다.
그 후 11개월 뒤에 결혼을 하게 돼서 기간은 길지 않았지만, 굉장히 자주 갔었다.
매일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는데, 그래도 플러밍만의 아늑함은 변하지 않아서, 고향집 같단 생각이 들더라
사장님과 수다를 떨다 보니 엄마가 퇴근하고 돌아오실 시간이 되었다. 베트남에 다녀오면 다시 오겠다고 말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엄마가 오시고, 다시 누군가 문을 여는 소리가 들린다. 아빠다. 평소 아빠는 8시 30분이나 돼야 오신다고 하셨는데, 나 때문에 일찍 오신 거다.
아빠는 오시자마자, 집에 있는 외화들을 보여주시더니, 달러를 가져가라고 주신다. 여행 간다고 용돈도 주시고, 달력도 주신다. 꺄~♡ 내 손에 여행 경비가 있어요. 이 정도면 넉넉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다시 11일 만에 엄마가 해주시는 밥을 먹는다. 엄마가 뭐 먹고 싶냐고 물으셔서, "엄마가 해주는 아무거나"라고 답했는데, 그 아무거나가....
순두부 된장찌개다. 역시 엄마의 요리는 내 입맛에 잘 맞는다. 아, 맛있어.
밥을 먹고, 감도 먹고, TV를 보고, 엄마아빠랑 대화를 나누고, 잠들기 전에 신랑과 대화를 나누었다.
"아, 엄마가 더덕하고 무말랭이 가져갈 거냐고 물으셨는데,"
라는 대화를 시작으로, 지금 엄마 옷을 입고 침대에서 뒹굴거리고 있다고 했다. 환전 얘기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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