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들이 베트남에 있다

(20)
20231223 내가 원하던 것 부제: 베트남에서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 일정에 문제가 있다는 걸 투어 당일 아침에 깨달았고, 일정 변경에 대해 기사님과 이야기를 나눠야 했다. 그러다 와이너리에 와서까지 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어야 했는데, 와이너리 가이드님이 불쑥 끼어드신다. "짜이맛으로 먼저 가는 게 더 낫지 않나요?" 짜이맛은 내가 앞으로 방문하게 될 커우닷팜 가는 바로 다음이라서 그런 말씀을 하신 거였는데, 나는 짜이맛에서 달랏역행 열차를 타고 싶어서 맨 마지막으로 둔 거였다. 일리 있는 지적이라 와이너리 투어를 하면서도 계속 고민을 했는데, 신랑 손에 가득히 들린 와인 상자를 보고 마음을 바꿨다. 오늘 택시 투어의 종점은 숙소다. 일정을 정하고 나니, 다시 마음 편하게 일정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우리의 다음 일정은 달랏 차..
20231223 와이너리 투어 부제: 베트남에서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 드디어 대망의 택시 투어날이다. 처음으로 편하게 움직일 수 있어서 기대도 하고 있지만, 알차게 투어를 하기 위해서 가고 싶은 곳을 다 넣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 어제 리엔호아에서 산 반미를 먹고, 8시에 올 택시를 기다렸다. 택시 예약은 어제 예상일정을 보내고, 예상 금액을 제시하더라. 그것보다 시간이나 이동거리가 길면 추가요금을 낸다. 물론 차 번호도 알려주고. 일단 첫 투어 장소는 라도라 와이너리다. 숙소에서 차로 50분을 가야 하는데, 부드럽게 달리는 차에 몸을 실으니 아주 마음이 편하다.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요 며칠간 달랏에서 받은 인상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달랏은 지대가 높은 탓인지, 높은 건물도 별로 없고, 산등성이에도 집이 많고..
20231222 달랏야시장 부제: 베트남에서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 야시장을 처음 경험한 건 대학교 3학년 겨울방학 때 대만을 놀러 갔을 때였다. 그때 스린야시장, 라오허제야시장도 다녀왔었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선 계절 마켓은 열어도 야시장의 개념은 없으니까. 그러니까 야시장이란 이름으로 시장을 찾아온 건 참으로 오랜만이다. 그리고 역시나 시장은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 그런지 사람도 엄청 많다. 야시장 입구엔 롯데리아가 있고, 랑팜스토어, 그 앞부터 오천 음식점이 깔려 있었다. 야시장에서 먹고 싶었던 음식이 몇 개 있었는데, 일단 그중 하나를 먹었다. 베트남식 피자라는 분팃느엉. 군옥수수는 생각보다 싱거웠고, 분팃느엉은 바삭거렸다. 그런데 사실 이걸로 배를 채우는 건 무리가 있긴 해서, 일단 이렇게만 먹고 일어서기로 했다. 야시장..
20231222 우리 그만 아프게 해주세요... 부제: 베트남에서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 방금 식당에 다녀온 이후로 파파고 번역기를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신랑의 발목이 붇는 것도 참을 수 없고, 내 종아리 근육도 당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약국에 들러 번역기로 압박붕대와 볼타렌 연고를 샀다. 그리고 숙소에 들러 잠깐 쉬다, 일정을 결정하고 다시 밖으로 나섰다. 가다가 성당도 봤다. 베트남은 공식적으로 크리스마스를 휴일로 인정하지도 않고, 카톨릭교가 국교가 아니기도 하지만, 그래도 성탄절이 되면 성당에 가는 사람이 많고, 성탄미사도 하는 것 같았다. 즉, 종교 탄압은 없다고 봐도 될 것 같다. 항상 여행을 하면, 일정 초반에 무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무리를 하고 있다. 달랏의 랜드마크라는 항응아 빌라(=크레이지하우스)에 가다가..
20231222 La Viet 부제: 베트남에서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 추천받은 쌀국숫집에서 식사를 하고 다짐한 건, 그래도 가끔은 발 닿는 대로 식사를 하자였는데, 어, 결국 유명한 커피숍을 가다 보니, 다시 추천받은 곳이다. 근데 도심에서 커피농장을 운영하는 카페에 안 갈 순 없잖아? 로부스타든 아라비카든 La viet에선 다양한 베리에이션 음료를 팔고 있었다. 그것도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 더 인상적이었던 건 식전 음료로 재스민차가 나온다는 것이었다.아무리 생각해도 베트남은 차가 생활화된 나라다 😅😅😅😅😅 화이트 커피라는 Caphe Bac Xiu도 마셔보고, 코코넛 커피도 마셔봤고, 커피핀으로 내린 커피도 주문했다. 카페마가리따도 시켰다. 카페마가리따는 커피와 위스키 혼합음료였고, 씁쓸한 커피와 단 맛에 소금기가 느껴져 입 안이..
20231222 당신과 함께하는 시간 부제: 베트남에서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 딱히 눈을 뜨려는 마음은 없었는데, 절로 떠진 눈에 핸드폰을 켰다. 신랑이 달랏에 도착해서 택시를 탔다고 한다. 택시 미터기 이야기를 하더니, 잘 가고 있는지 걱정한다. 나한테 응대할 때와 달리 신랑을 응대할 땐 요금도 안 알려줬단다. 그리고 이름이 적힌 종이에 주소도 안 적혀 있다고 한다. 그래도 회사로고는 맞단다. 휴우, 아침부터 안도의 한숨을 쉰다. 그가 왔다. 다리를 절뚝댄다. 하이퐁 숙소에서 공항까지 걸어왔는데 그때 발목을 접질렸단다. 하아, 달랏만 길 사정이 나쁜 게 아니었다. 오늘 우리의 목표는 약국을 찾는 것도 포함되었다. 오늘 내가 세워 둔 일정은 달랏 시내를 도는 거다. 그런데 문제는 생각보다 동선이 길다는 거다. 신랑이 아픈 게 신경 쓰이긴 하..
20231221 시차 부제: 베트남에서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 땀찐 커피 가이드인 Hoa가 내게 "다음 계획이 어떻게 돼?"라고 묻는다. 처음엔 근처 메린에 갈 생각이었지만, 링언사를 보러 간다고 했다. 링언사와 땀찐을 같이 묶어 본다고 했는데, 경치를 보더라도 꽤 거리가 있을 것 같더라. 역시 걸어서 15~20분은 걸린다고 한다. 내가 달랏에 오기 전에 약간 흐릿한 날씨일 거라고 본 것 같은데 - 사진은 예쁘게 안 나오더라도 여행하기는 좋은 날씨 - 해가 쨍쨍하다. 눈앞이 어질어질하긴 하지만 일단 간다. 커다란 관음상이 내 눈앞에 보인다. 멀리서 봤을 땐 그렇게 큰지 몰랐는데, 가까이에서 보니까 압박감이 장난이 아니다. 어떻게 베트남 사람들은 이렇게 큰 관음상을 세울 생각을 했을까? 그리고 불당 안에는 불상 대신 사천왕 상..
20231221 커피 마시러 왔어요 부제: 베트남에서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 여기는 풍경을 안주로 커피를 마시라는 걸까? 그럴 정도로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풍경에 혀를 내둘렀는데, 커피 한 모금에, 풍경도 커피도 훌륭하다는 걸 깨달았다. 풍부한 크림에 소금 그리고 씁쓸한 커피 맛이 어우러져, 멍하니 커피를 느끼고 있었다. 사실 나는 이렇게 커피가 들어간 음료를 자주 마시지 않아서, 아무리 명물이라도 소금커피를 선택하는데 망설였다. 하지만 시키지 않았더라면, 나는 평생 이 맛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커피를 반쯤 마셨을 때, 껌땀이라는 베트남식 백반이 나왔다. 으깨진 쌀로 밥을 짓고, 석쇠로 구운 돼지고기 덮밥인데, 덮밥은 마음에 들었으나, 국과 소스가 너무 짰다. 풍경과 커피가 너무 완벽했기 때문에 조금은 아쉬웠다...
20231221 한겨울의 달랏 부제: 베트남에서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 나는 비행기표를 인천-달랏, 하이퐁-인천으로 끊었는데, 같은 도시 입출국이 아니면 왕복으로 끊을 수 없는 비엣젯에어 시스템 때문에 각각 편도로 끊었다. 인천공항에서 입국표만 보여줬었는데, 혹시 비자를 받아야 할까 봐 출국 표도 보여줬었다. 그래서 입국 심사를 때문에 긴장을 했었는데, 이게 웬걸? 그냥 보내 준다. 공항 환전소에서 환전을 하고, 픽업 택시를 타러 갔다. 파란 옷을 입은 Ladotaxi 직원이 나와 있었고, 내 이름이 적힌 종이를 주더니 순번을 기다리란다. 순번을 기다리자 내 택시가 왔고, 택시에서 내렸는데, 어, 어, 어, 호텔이 다르네. 내가 애초에 호텔을 잘못 알고 있었던 거다. 다행히 내가 묵어야 할 호텔도 근처에 있었다. 언덕을 올라야 했지만..
20231220 ~ 1221 달랏 도착! 부제: 베트남에서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 비엣젯에어의 달랏행 비행기는 새벽 2시 30분에 있다. 이 시간에 있는 이유는 아무래도 밤도깨비 여행이 많아서 그렇지 않을까 싶은데, 나는 7시 30분부터 공항에 와서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시간은 잘 갔다. 필요한 물건을 사고, 저녁을 먹고, 식후 커피까지 한 잔하고, 밀린 글을 쓰다 보니까 어느덧 체크인 시간이 다가왔다. 체크인도, 출국수속도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난생처음 해보는 인터넷 면세쇼핑도 성공적이었다. 다만 물이 없었다. 주변에 연 카페들은 죄다 매우 자주 노동자 처우개선과 사망사건이 있던 곳의 자매 프랜차이즈였다. 겨우 롯데리아를 발견해 제로펩시라임을 샀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처구니가 없네. 어쩔 수 없이 지갑을 열기를 강요하다니. 그나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