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85) 썸네일형 리스트형 20242023 주산지 그리고 온천 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차에서 내리자마자 차가운 바람이 쌩하고 분다. 눈이 제법 내려 설산이 되었는데도, 눈앞에 산이 있어서 그런지, 바람은 꽤나 매서웠다. 그 매서운 바람에도 우리에게 고생했다며, 사과를 내미시는 분이 있었다. 물론 사과와 냉이가 떨이로 남았으니 사라는 거였지만. 엄마는 그전에 이미 사과 한 봉지를 사셨기 때문에, 나는 약간 민망해하며 웃었다. 노점을 뒤로한 길은 이미 눈을 치운 상태였다. 아빠가 아이젠을 안 꺼낸 게 다행이라고 하고, 그래도 스틱을 사용하라며 나와 동생에게 주신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스틱을 잡고 등산(?)을 해본다. 눈이 와서 제법 추운데도, 길 옆 냇가에선 물이 콸콸콸 쏟아진다. 꽤 많은 물의 양에 놀라며, 산과 나무, 눈이 만들어낸 풍경.. 20240222~20240223 청송 여행 시작 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조금 늦은 아침에 부동산에서 전화가 왔다. 어제 연락을 부탁했기 때문에 걸려 온 전화. 부동산 사장님께서는 나하고 통화하기 직전에 집주인과 통화를 했는지, 집주인 측의 이야기를 먼저 하신다. 한 집에서 오래 사는 일, 한 집을 떠나는 일, 모두 쉽지는 않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으니, 해결의 순간은 다가올 것이다. 그리고 마침 나는 다음날 가족들과 청송으로 여행을 가기로 했기 때문에, 친정으로 간다. 사실 그전에 블루스카이 친구들에게 줄 차부터 보내기 위해 우체국으로 향했다. 우체국에도 오늘따라 대량의 소포를 보내는 사람이 있었고, 오늘따라 버스에도 사람이 많았다. 그래도 집엔 잘 도착했다. 엄마는 내게 줄 김밥을 싸신다고 했고, 나는 호들갑을 떨며, .. 20231227 박물관 가는 길 부제: 베트남에서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 뿌연 하늘. 11층에 위치한 신랑의 방에선 베트남 하이퐁의 하늘이 보인다. 딱히 공장은 안 보이는데도 하노이로 가는 물류가 모이고, 한국 대기업의 공장이 돌아가고 있고, 길거리엔 오토바이가 매연을 뿜고 있다. 그러면서 가뜩이나 건조한 공기 때문에 목과 코가 아픈데, 감기라도 걸릴 것 같다. 여하튼 밥을 먹고 오늘 일정을 달성하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진짜 택시 타고 싶은데, "그 정도 거리는 걸어야지."라는 신랑의 말이 머릿속에 맴돌아, 조만간 화를 세게 낼 것 같다. 뭐 그전에 밥 먹어야지. 숙소 근처 캇비플라자에도 졸리비가 있고, 백반집이 있다. 메뉴판은 있지만 먹을 수 있는 건 한정되어 있고, 멋지게 주문하기엔 내 베트남어 실력은.... 그럼에도 백반집에서 .. 20240218~20240220 신랑이 다시 베트남에 갔다. 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그는 일요일 오전 9시 비행기를 타야 한다. 그럼 오전 6시까지 공항에 도착해야 하는데, 제시간에 일어날 수 있는지도 알 수 없는 상태다. 그래서 신랑이 제시간에 일어날 수 있도록 내가 깨어 있기로 했다. 신랑을 새벽 세 시에 깨우고, 잠깐 자고 일어나, 신랑을 현관까지 배웅해 줬다. 내가 자는 동안 내 신랑은 집안에 있는 문제를 해결해 버렸다. 부지런하고 착하다. 신랑이 떠나고 나서도 좀처럼 잠이 들지 않아서 깨어 있었다. 신랑이 도착했단 메시지를 보냈는데, 비자신청서 양식을 뽑을 곳을 못 찾았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신랑은 일단 출국심사부터 받겠다고 해서, 부랴부랴 면세구역 내 프린트 가능한 곳을 찾아서 보내줬다. 그리고 동시에 친한 동생에게서 연락이.. [디저트] Slai O'lai - 파인애플 하이퐁 캇비플라자에서 집어 온 인도네시아 마요라사의 까까. 2023년 초반에 파인애플 까까가 굉장히 끌렸는데, 펑리수조차도 내가 원하는 파인애플의 강렬한 신맛을 구현해주지 않아서, 이번에도 밑져야 본점이란 식으로 하이퐁을 직전에 하나 집어와서, 한국에서 까먹었다. 귤색에 가까운 노란 쨈이 쿠키 중앙으로 삐져나와 있었고, 파인애플의 강렬한 신맛과 달콤함이 어우러져 눈이 휘둥그레져서, 당시 베트남에 있었던 신랑에게 몇 개만 더 사 오라고 했다. 신랑도 알겠다며 캇비플라자로 달려갔는데, 이게 웬걸? 이미 매대에서 치워져서 보이지 않더라. 알고 보니 한국에서 팔고 있어서, 몇 개를 주문했다. 친정과 시댁에 하나씩 나눠드리고, 집에 손님이 올 때마다 대접하고 있는데, 대부분 맛있다고 하더라. 나도 맛있다고 생각하.. 20240203 그가 돌아왔다. 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그의 하이퐁에서의 마지막 아침식사. 첫날 함께 온 동료는 같이 못 오지만, 생일이라 생일 축하 인사는 하고 왔단다. 그리고 무사히 노이바이 공항으로 간다. 출국심사를 통과한 후, 면세점에서 내가 사 오라는 것까지 무사히 사 오고, 장장 4시간 반의 비행을 한다. 나는 빨래를 하고, 청소를 시작한다. 청소기를 돌리고, 걸레질을 하고, 화장실 청소를 하고... 그때쯤 신랑이 한국에 도착했다는 텔레그램을 받았고, 저녁식사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고 샤워를 했다. 신랑이 나에게 오는 길. 신랑한테 가는 발걸음. 약속 장소쯤 오니까 그가 보인다. 무사히 오느라 수고했어. 사랑해, 자기야♡ 20240202 마지막날 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15일 후에 다시 베트남으로 와야 하지만, 마지막 퇴근에 기뻐하는 그다. 그래서 평소와 같이 식사 사진을 보내긴 했지만, 느낌이 다르다. 아쉬움과 후련함, 기쁨이 동시에 느껴졌다. 내일 그는 홀로 하노이행 택시를 타고 공항까지 가서, 노이바이 공항에서 아시아나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온다. 손에 꼽던 재회를 기리는 마음도 좋겠지만, 현실적인 준비는 필요한 법이다. 그에게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리무진버스 시간표를 보내고는 저녁을 어떻게 할지 물었다. 그는 공항에서 먹는 건 별로라고 하면서, 동네나 집에서 먹자고 한다. 만약 그가 리무진버스를 타고 오면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하자고 했다. 일단 공항에는 안 나가기로 했다. 그럼 나는 그가 오기 전까지 그를 맞이.. 20240201 호찌민 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포인트 소멸했겠다." 신랑에겐 교*문고 포인트가 있었고, 그 포인트가 꽤 많았어서 소모를 하려고 했었다. 그중에 몇 권의 책을 리스트로 뽑았었는데, 그중 한 권이 호찌민 평전이었다. 하이퐁에서도, 수도인 하노이에서도 호찌민은 꽤나 숭상 시 되어 있었다. 그런데 나는 호찌민 묘역이 국회 앞에 있는 게 굉장히 불쾌했다. 그래서 호찌민이 박정희와 다른 점은 자식의 유무 아닌가 싶었는데, 실제로 호찌민은 화장을 원했고, 뼛가루를 베트남 전역에 뿌려달라고 했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그 묘역은 호찌민의 후계자들이 세운 거라고 봐야 하는데, 그 점 때문에 호찌민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었다. 하지만 책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보류했었는데, 이미 포인트는 사라져 버렸다 .. 20240131 물갈이 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K언니에게 연락이 왔는데, 베트남에 귀국한 이후로 장염에 걸리셨다고 한다. 나도 한동안 설사를 해서 걱정을 했었는데, 언니는 나보다 더 아프신 것 같았다. 면역력 좀 키우시겠다고 나한테 영양제에 대해 알려달라고 하셔서, 내가 먹고 있는 영양제와 내 노하우를 알려 드렸다. 베트남에서도 인후통으로 힘들었었는데, 약국약도 잘 안 들어서, 시험 삼아 생강차를 마셨더니 좀 괜찮아지다가 한국 올 때쯤엔 좋아졌다. 그러다 다시 한국에 와서 물갈이를 한 건데, K언니는 나보다 베트남에 오래 계셨으니까 아무래도 더 심하게 앓을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환경이 바뀌면 몸은 환경에 적응하려고 하니까. 언니와 통화를 한 후 아점을 먹기 위해 냉장고 문을 열었다. 월요일에.. 20231226 부부 이야기 부제: 베트남에서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 전날 'Go!'에 다녀와서 느낀 건, 1. 베트남엔 생각보다 먹을 게 많다. 2. 베트남에선 택시를 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자주 다가온다. 였다. 나는 물욕과 덕질에 충실한 인간이라, 좀 더 많이, 좀 더 다양하게 접해보고 싶은 인간이다. 그래서 차나 까까를 더 사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일단 먹는 게 우선이다. 그래서 이제까지 산 까까와 커피를 마셔보기로 했다. 치즈과자로 유명한 나바티와 게리의 신상품인 리치베리와 크런치롤이다. 예전엔 치즈과자가 종류별로 있었는데, 지금은 베트남의 과자시장도 조금 변한 것 같다. 그리고 커피는 땀찐에서 구입한 아라비카-로부스타 블랜딩. 커피는 어제 "Go!"에서 사 온 커피핀으로 내렸다. 커피도 과자도 나쁘지 않지만, 역시 나바.. 이전 1 2 3 4 ···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