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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4 그새 치운 거야? 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아침에 음식을 하는 건 너무나도 귀찮은데, 엊저녁에 치킨을 먹었기 때문에, 요리를 해야 한다. 떡국을 할까 고민을 하다가, 며칠 전부터 해 먹기로 한 카레를 하기로 했다. 예전엔 오뚜기 카레도 먹었고, 카레여왕도 좋아했는데, 최근엔 티아시아 것을 사 먹고 있다. 이유는 간단한 레시피에 맛도 다양해서. 푸팟퐁 카레도 레시피상 홍피망, 양파, 계란만 있으면 된다. 갠 계란을 넣고 딴짓을 하는 바람에 계란이 좀 뭉치긴 했지만, 그래도 꽤 괜찮았다. 밥을 먹고, 타이 카레이지만 괜히 인도산 차를 마시고 싶어서, 얼마 전에 도착한 다즐링을 마시기로 했다. 썬더볼트사를 알게 된 건 좀 됐지만, 구입한 건 작년 블프 1+1 행사를 할 때였다. 그런데 내가 베트남으로..
20231224 잘 있어, 달랏! 부제: 베트남에서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 달랏에서 하이퐁으로 가는 비행기가 8시 50분에 있어서 6시 택시를 예약했는데, 택시가 오질 않는다. 하아, 갑자기 파리에서 비행기 놓쳤던 게 떠올랐다. 그때는 연결 편이 있어서 해당일에 도착은 했지만, 그래도 다시 하고 싶은 경험은 아니었다. 그래서 다시 라도 택시에 연락을 했더니, 기사한테 사정이 있어 다른 차를 보내준단다. 다행히 두 번째 차는 잘 탔고, 일요일 아침이라 잘 뻗은 포장도로는 아니지만, 막힘 없이 달려 원하는 시간에 공항에 도착했다. 입국했을 때 달랏공항은 굉장히 작았는데, 국내선이라도 탑승을 하려니까, 조금은 복잡해 보인다. 일단 티켓팅 시간이 너무 길었다. 우리 앞에 있던 사람은 무슨 정치적 망명자인지, 비행기로 여행이 아니라 이사를 하고 ..
20240113 신랑 쇼핑기 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신랑이 주말 출근을 한다. 내가 있을 땐 "가정의 평화와 안녕"을 이유로 주말엔 출근을 피할 명목이 있었는데, 이제 그 핑계가 통하지 않는단다. 불쌍한 자기이지만 나는 이 와중에도 심부름을 시킨다. "쇼핑하고 오렴!" 그런데 내가 원래 가라고 했던 쇼핑몰 말고, 회사 동료 숙소 근처에도 쇼핑몰이 있는데, 그곳에도 다녀오겠단다. 신랑이 '이벤트 고수'가 되어가네. 세상에! ㅋㅋ 하이퐁 쉐라톤 근처에는 빈컴플라자가 있고, 그 안엔 윈마트(Win mart)가 있다. 원래 이름은 Vin mart로 빈그룹의 계열사였는데, 빈그룹이 스마트폰회사인 "빈스마트"와 전기자동차 회사인 "빈패스트"를 만들면서 빈마트를 베트남 식품기업 마산기업에 합병형태로 매각한다. 그래서..
20240112 맛있는 김치 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지난번 김치 택배가 뒤바뀐 사건으로 시댁 김치를 못 받았다. 그런데 여행하기 직전에 어머니께서 김치를 다시 담그셨다면서, 언제 보내야 하나 상의를 하신 적이 있다. 여행 직전이나 다녀오고 받겠다고 했고, 오늘 그 김치가 도착한다. 빨갛게 익은 김치가 너무 군침이 돌게 생겼으나, 신랑이 연락을 받을 때까지 시식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한 달 정도 지나긴 했지만) 새 김치랑 먹기에 가장 좋은 음식은 뭐지? 수육이 최고이긴 하지만, 지금 할 마음은 없어서 라면을 끓였다. (그러고 나서 엄마한테 라면을 먹었다고 혼났다 😅😅😅😅😅) 적당히 맛있게, 그리고 어머니의 솜씨대로 강렬한 맛의 김치와 라면이 너무나도 잘 어울렸는데, 그래도 한 번쯤은 수육을 해 먹어야 ..
20231223 골목에 폭 박혀 있네 부제: 베트남에서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 택시투어가 끝났다. 숙소에 짐을 놓고, 조금 쉬기로 했다. 그런데 사실 쉬는 게 쉬는 게 아니었다. 내일 아침 비행기로 떠나는 우리는 숙소에서 공항까지 갈 택시를 예약해야 했다. 딱히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내게 시간이 많은 것도 아니었다. 정말 조금 쉬고 밖으로 나왔다. 반쎄오와 넴루이를 먹기 위해 지도를 따라 걷고 있는데, 내가 이미 길을 지나쳤다고 뜨는 거다. 그래서 가장 가까운 쪽으로 다가갔는데, 좁은 길이 있었고, 그 길을 따라 올라갔더니 식당이 보인다. 우리가 두리번거리고 있자 사장님께서 "찾는 식당 이름이 뭐냐?"라고 물으신다. 그 식당 사장님이시구나! 넴루이는 월남쌈이고, 반쎄오는 강황가루로 만든 부침개다. 저 라이스페이퍼에 ..
20240111 영상6도인데... 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원래 잠귀가 밝은 편인데, 정말 피곤했는지 중간에 한 번도 깨지 않고 잠을 잤다. 일어나니까 목도 마르고 배도 고프다. 지역을 옮길 때마다 목부터 아픈 걸 보면, 나는 정말 코와 목이 약한가 보다. 어제 밥을 했고, 낙지젓을 꺼내놓고, 무의식적으로 낙지만 골라먹다 마늘과 양념이 잔뜩 남아서, 그걸로 밥을 비벼 먹었다. 아, 마지막 계란이다. 마침 원래 해 먹으려던 카레레시피에도 계란이 들어가니, 계란을 사야겠다. 나는 의외로 고기 없인 살아도 계란 없이 못 산다. 독일에 있을 때도 내가 장을 보는 때는 집에 계란이 다 떨어졌을 때다. 아점을 먹고, 잠깐 빈둥거리다가 저녁식사도 할 겸 장을 보러 나왔다. 그런데 어제 지역위원회에서 온 전화가 생각나 우편함..
20240110 귀국 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공항을 나서서, 집으로 가는 공항버스를 기다리려고 하자, 차가운 공기가 내 이마를 스쳐 지나간다. 그제야 추운 겨울이 있는 한국으로 돌아왔다는 게 실감이 났다. 아직 해도 뜨지 않은 한국. 버스는 아무리 고양 시내를 지나간다고 해도, 도로는 한적하다. 원래 50분이 걸리는 거리인데 40분도 안돼서 도착한 것 같다. 능숙하게 버스에서 내리기 전에 "짐칸 열어주세요" 라고 말하고, 짐도 꺼냈는데, 갑자기 머리가 차갑다. 아, 아까는 천장이 있는 실외였고, 지금은 차가운 겨울 바람을 쌩으로 맞고 있다. 겁이 나서 짐을 꼭 쥐고 부리나케 달렸다. 아, 인도 판판하고 오토바이 없어서 널널하니 좋구먼... 이라는 생각은 어쩔 수 없이 들었지만. 집에 돌아온다 생각..
20231223 비 오는 커피농장 부제: 베트남에서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 달랏 시내에선 슬금슬금 내리던 비가 랑비엔 산으로 들어가니까 우박처럼 쏟아진다. 베트남 와서 처음 내린 비인데, 비 덕분인지 그래도 오늘 랑비엔산 정상까지 올라갈 생각을 하지 않아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럼 뭐 할까, 우리는 K'ho Coffee에 가고 있다. 사실 랑비엔 산엔 커호족에 관련된 로미오와 줄리엣 스토리급 전설이 있는데, K'ho Coffee도 미국인 조슈아-K'ho족인 로란이 만든 유기농 아라비카 커피 전문점이다. 사실 이런 러브스토리보다도 '유기농'커피와 투어에 관심이 생겨, 달랏에서 가장 오고 싶었는 곳이었는데, 현실은 택시투어로 겨우겨우 들리고 있다. 우리를 맞이한 건 로랑이었다. 그는 비를 뚫고 달려온 우리에게 커피체리차를 건넸다.커피체..
20231223 불상은 어디 있나요? 부제: 베트남에서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 짜이맛엔 달랏역과 짜이맛역을 왕복하는 기차가 다니고, 유리병과 도자기를 이용해 만든 린푸억 사원이 있다. 사실 짜이낫을 마지막으로 정한 이유도 짜이맛에서 달랏역까지 가는 옛날 기차를 타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짐 때문에 계획을 변경해야 한다. 린푸억 사원에 머물다, K'ho Coffee를 가기로 했다. 짜이맛도 달랏 내에 있는 마을이다. 사실 린푸억 사원과 역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우리의 적극적인 기사님은 "이곳은 멋진 마을"이라고 소개해주셨다. 린푸억 사원은 마을의 절인데, 유리병과 도자기로 만든 용상과 모자이크 부조가 있다.베트남의 절을 많이 보진 못했지만, 문득 질문이 생긴다. 의외로 베트남 사원에서 "불상"으로 보이는 걸 찾기 힘들다. 관음상은 꽤나 ..
20231223 내가 원하던 것 부제: 베트남에서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 일정에 문제가 있다는 걸 투어 당일 아침에 깨달았고, 일정 변경에 대해 기사님과 이야기를 나눠야 했다. 그러다 와이너리에 와서까지 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어야 했는데, 와이너리 가이드님이 불쑥 끼어드신다. "짜이맛으로 먼저 가는 게 더 낫지 않나요?" 짜이맛은 내가 앞으로 방문하게 될 커우닷팜 가는 바로 다음이라서 그런 말씀을 하신 거였는데, 나는 짜이맛에서 달랏역행 열차를 타고 싶어서 맨 마지막으로 둔 거였다. 일리 있는 지적이라 와이너리 투어를 하면서도 계속 고민을 했는데, 신랑 손에 가득히 들린 와인 상자를 보고 마음을 바꿨다. 오늘 택시 투어의 종점은 숙소다. 일정을 정하고 나니, 다시 마음 편하게 일정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우리의 다음 일정은 달랏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