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02 이천에 왔다
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아주 오랜만에 이천에 왔다. 이천엔 나의 부모님께서 주말마다 밭농사를 지으러 오시는데, 지금은 농번기이긴 하지만, 동생 생일이고, 이천으로 잠깐 온다기에 얼굴을 보려고 온 것이다.
동생은 다음날 온다고 했고,
엄마랑 아빠랑 같이 밥을 먹으러 갔다.
얼마 만에 반계탕인지. 날도 추운데 따스한 국물이 몸을 후끈거리게 만든다. 사실 김치는 묘하게 익어서 내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국물은 괜찮았다.
점심을 먹고 이천집에 갔다. 결혼 전에 옆집에 사시는 외삼촌 때문에 강아지 두 마리를 입양했는데, 입양하기 직전에 사진으로만 봤는데, 1년 반이 지난 지금 엄청나게 큰 강아지가 되어버렸다.
나를 보고 짖어대서 낯선가 싶었지만, 곧 이들 나름의 환영인사라는 걸 알고 같이 놀았다.
집에 들어와서 차를 한 잔 끓여서 엄빠한테 대접하고, 빵도 먹었고, 조금 출출해져서 돼지고기 수육과 김장김치를 같이 먹었다. 너무 맛있다.
신랑은 주말 근무를 했다. 사실 엄마아빠랑 같이 있으니까, 두 분이 주무실 때 겨우 통화를 했는데, 가끔 일상의 대화는 유쾌함과 행복을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의견 충돌이 생긴다.
오늘도 그런 대화를 나누다, 신랑은 오늘따라 많이 지쳤는지, 본인도 이천에 가고 싶다고 한다. 여태 한 번 밖에 안와봤는데, 그래도 아빠가 자꾸 오라고 하시니까 그런가?
나도 간만에 엄마아빠랑 있어서 그런 건지 밥도 맛있게 먹고 잠도 잘자고 마음 편하게 잘 있긴 했다. 신랑도 같은 맘을 느낀다면 나로선 감사할 일이지 ㅎㅎ
out도시인 하노이 숙소는 조금 늦게 예약하더라도, in도시 달랏은 미리 예약했는데, 사실 두 개의 숙소 중 하나를 고민했고, 결국 비행시간에 맞춰 24시간 리셉션이 있는 3성 호텔을 선택했다. 커피샵 거리 근처에 있어서, 여유를 즐기기엔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랑비엔에서 K'ho Coffee까지 걸어서 30분이 걸린다고 하고, 굳이 투어프로그램에 참여를 안해도 다녀올 수 있다고 해서, 만약 길만 험하지 않는다면, 여건을 봐서 다녀오기로 마음 먹었다. 아니면 신랑이 미리 호텔로 주문을 넣어도 되지 않냐고 하기도 했고.
너무 빡빡하게 여행일정을 고집하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