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11 그동안 있었던 일
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신랑하고 통화할 때 주로 여행 얘기를 하기도 하지만, 가끔은 집안살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묻는다. 특히 우리는 베란다에 텃밭을 일구고 있어서, 신랑의 그들의 안부도 묻는다. 사실 내가 여행을 가면 물을 줄 사람이 없다는 게 상당히 신경 쓰였는데, 정작 신랑은 덤덤하다.
흙이 마를 때쯤 물을 주라는데, 내가 보일러를 켜지 않는 이상, 물이 잘 마르진 않는다. 집이 적당히 습한가 보다.
사실 내가 물을 줬는데 잘 시들지 않는 이 아이들이 고마울 뿐이지만.
신랑이 묵고 있는 호텔은 이제 더 이상 에어컨을 틀어주지 않는다고 한다. 하이퐁은 최저 온도 섭씨 22, 최고 온도 섭씨 27도이지만 12월이라서... 달랏은 이보다 조금 더 쌀쌀하긴 한데, 그래도 베트남엔 한국과 같은 낮은 온도까지 떨어지진 않나 보다. 지금 한국의 겨울 날씨는 덥지만.
아무리 긴 나라라고 해도, 같은 열대지방이기 때문에, 운송시스템이 취약해도, 그래도 특산품이 지역마다 큰 차이가 있진 않을 거라고 본단다. 그럼 따로 특산품을 찾지 않아도 되나. 달랏에만 막 패션푸르트나 딸기 말린 거 있고 그런 거 아니었어? ㅋㅋ 아보카도 아이스크림은 다른 베트남 동네에선 파나.
신랑은 오늘도 호텔에서 주는 조식과 석식을 먹는다. 한식은 나보다 더 잘 챙겨 먹는 것 같다.
가끔 정말 호텔에서 이렇게까지 한식을 챙겨주는데, 다시 한식을 먹으러 외식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신기한데, 내가 베트남에 가면 일부러 베트남 음식점에 갈 것이다. 아니면 토착화된 중화요리나 인도요릿집 정도만 갈 거고.
여태 신랑이 밥을 도맡아 했지만 (그래서 나보고 앞으로 밥을 어찌 챙겨 먹냐는 걱정도 많이 들었다), 가끔 사 먹기도 했지만, 그래도 종종 요리를 하곤 했다. 신김치를 처리하기 위해서 김치로 불고기도 해 먹고, 김치볶음밥을 하기도 했지만, 최근엔 엄마가 주신 사골국물로 떡만둣국을 끓였는데, 진짜 나는 떡만둣국은 진짜 누구보다 맛있게 끓인다.
그리고 나는 차나 커피를 즐기기 때문에 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밥은 잘 챙겨 먹어야 한다.
그러니까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