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13 슈톨렌
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신랑은 결국 회사에서 비행기표를 샀단다. 그런데 돌아가는 비행기표를 묻길래 "아니, 그거 내가 끊었다고 했잖아."라고 툴툴거렸다. 근데 어제 싸웠는데, (신랑은 공장에 들어 가 있는 상태) 전화가 안되니까 별별 생각이 다 든다.
그럴 거면 화 좀 참던지, 후회를 하지 말아야 하는데, 이렇게 생겨 먹은 건 어쩔 수 없다.
신랑하고 대화를 마치고, 계획한 대로 좀 큰 다이소에 갈까, 아니면 콩나물국밥이나 먹으러 갈까 고민하고 있는데, 갑자기 화장실 불이 나간다.
다이소를 가야 한다.
다이소에 가기 전에 지난번에 잠봉뵈르를 먹었던 'more compound'에 슈톨렌을 사러 들렸다. 사장님께선 한 번 밖에 안 온 내 얼굴을 기억하고 계셨다. 슈톨렌을 달라고 하자, 옆에 쉐프복을 입고 있던 분이, 혹시 슈톨렌을 먹어봤냐고 묻더라. 먹진 않았지만, 지난번에 재료를 확인했기 때문에 사장님을 믿고 사러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장님께선 본인이 만든 빵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말씀을 하신다. 나 이런 얘기 좋아한다.
독일 유학생인 나에게 슈톨렌은 명절음식 같이 친숙하다. 그런데 독일의 모든 슈톨렌이 맛있는 건 아니었고, LK언니의 시어머니께서 만드신 홈메이드 슈톨렌이 가장 맛있었다. 한국에선 아직 이런 슈톨렌을 만나지 못했는데, 이번엔 어떻려나.
저녁은 김밥 맛집에서 간단히 먹고, 다이소에서 전구를 샀다. 그리고 혼자 뱅뱅 나사를 빼고 조여서 화장실 등을 원상복구 했다.
내가 이러고 있는 동안 신랑은 오늘 수요일이라 특식이 나오고, 그 특식은 훠궈란다. 에헤이, 또 내가 좋아하는 거 먹는다.
훠궈는 대림역에도 많지만, 실제론 다른 곳에서도 많이 먹었는데, 최근 대림역은 양다리+훠궈세트를 판매하고 있어서, 양다리를 먹을 때 훠궈도 함께 먹었다. 백탕이 없고, 홍탕인데, 색이 진해서 대림역에서 먹던 거랑 느낌이 다르다. 뭐, 그래도 신랑은 맛있게 잘 먹었을 것이다.
내일은 친정에 가기로 했는데, 급변하는 날씨에, 빨래도 해야 할 것 같다. 나는 과연 이 두 가지를 모두 실행할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