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베트남에 있다

20231221 커피 마시러 왔어요

해질녘라떼 2023. 12. 24. 01:55

부제: 베트남에서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

여기는 풍경을 안주로 커피를 마시라는 걸까? 그럴 정도로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풍경에 혀를 내둘렀는데, 커피 한 모금에, 풍경도 커피도 훌륭하다는 걸 깨달았다.

풍부한 크림에 소금 그리고 씁쓸한 커피 맛이 어우러져, 멍하니 커피를 느끼고 있었다. 사실 나는 이렇게 커피가 들어간 음료를 자주 마시지 않아서, 아무리 명물이라도 소금커피를 선택하는데 망설였다. 하지만 시키지 않았더라면, 나는 평생 이 맛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커피를 반쯤 마셨을 때, 껌땀이라는 베트남식 백반이 나왔다. 으깨진 쌀로 밥을 짓고, 석쇠로 구운 돼지고기 덮밥인데, 덮밥은 마음에 들었으나, 국과 소스가 너무 짰다. 풍경과 커피가 너무 완벽했기 때문에 조금은 아쉬웠다.

밥을 다 먹고, 커피 투어를 받으러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아까 마주쳤던 한국인 부부가 투어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고, 중간에 콜롬비아 출신 커플이 합류했다. 투어의 내용은 베트남 커피 생산과 "땀찐"의 의미와 더불어 커피공정과정을 다루었다.

커피체리를 어떻게 씻어내느냐에 따라, 내추럴, 허니, 풀워시드로 나뉘는데, 땀찐에서는 풀워시드의 경우 물 사용량이 너무 많기 때문에, 환경 보호와 물 절약 차원에서, 풀워시드 프로세스는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다음 일정이었던 위즐빈(족제비 똥커피)을 생산하는 커피농장을 가는 게 맞을까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어 아라비카 원두와 로부스타 원두로 만든 커피를 시음해 봤다. 아라비카 원두로 만든 커피는 아메리카노 등 에스프레소를 베이스로 하고, 로부스타 원두로는 인스턴트커피를 만든다. 블랙커피와 아메리카노의 차이는 로부스타냐,  아라비카냐의 차이다. 그리고 내가 오늘 마신 소금 커피도 로부스타로 만든 거고.

커피에 대해 공부를 조금 하고 갔는데도, 정말 많은 걸 배웠다. 여행하면서 정말 자주 커피를 마시게 될 텐데, 지금 배운 이 투어의 내용이 계속 생각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