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22 우리 그만 아프게 해주세요...
부제: 베트남에서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
방금 식당에 다녀온 이후로 파파고 번역기를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신랑의 발목이 붇는 것도 참을 수 없고, 내 종아리 근육도 당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약국에 들러 번역기로 압박붕대와 볼타렌 연고를 샀다. 그리고 숙소에 들러 잠깐 쉬다, 일정을 결정하고 다시 밖으로 나섰다.
가다가 성당도 봤다. 베트남은 공식적으로 크리스마스를 휴일로 인정하지도 않고, 카톨릭교가 국교가 아니기도 하지만, 그래도 성탄절이 되면 성당에 가는 사람이 많고, 성탄미사도 하는 것 같았다. 즉, 종교 탄압은 없다고 봐도 될 것 같다.
항상 여행을 하면, 일정 초반에 무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무리를 하고 있다. 달랏의 랜드마크라는 항응아 빌라(=크레이지하우스)에 가다가 결국 문턱에서 넘어지고 말았다.
베트남 사람들은 짧은 거리라도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니까, 인도 정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갈라지고 부서진 채로 방치된 인도 블록 틈 사이에서 넘어지고 말았다.
근데 나 벌써 무릎만 세 번째 다친 것 같은데, 내 무릎은 안녕하니? 너무 짜증 나서 관광객이 득실득실한 곳에서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아, 넘어지는 거 진짜 싫다고!!!
항응아 빌라는 당비엣응아라는 사람이 지은 건축물로, 항응아는 달의 여신이라는데, 실제로는 세계에서 가장 기괴한 건물 Best10에 들었다고 한다. 원래 목적은 게스트하우스고 실제로 숙박도 가능하고, 숙박하는 사람들하고 마주치기도 했다.
사실 흘러내릴 것 같은 느낌의 건축물이라 으스스하고, 정원도 그런 느낌도 없잖아 있다.
내부도 직선이 아니라 각 없는 곡선의 형태로 지어져서 어질어질하기도 하고, 왜 여기에 달의 여신이란 이름을 붙였는지는 모르겠다. 갑자기 항응아 자체에 대해 궁금해지기도 하고.
하여간 넘어지지만 않았다면, 더 유쾌한 상태로 관람했을 텐데.
해가 지기도 했고, 이미 우리가 항응아빌라에 도착했을 때도 5시 반 정도였기 때문에, 다음 발걸음은 야시장으로 잡았다. 야시장에서 저녁도 먹고 랑팜 뷔페도 가야지!! 라며 내가 다친 것도 잊고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