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23 불상은 어디 있나요?
부제: 베트남에서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
짜이맛엔 달랏역과 짜이맛역을 왕복하는 기차가 다니고, 유리병과 도자기를 이용해 만든 린푸억 사원이 있다. 사실 짜이낫을 마지막으로 정한 이유도 짜이맛에서 달랏역까지 가는 옛날 기차를 타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짐 때문에 계획을 변경해야 한다.
린푸억 사원에 머물다, K'ho Coffee를 가기로 했다.
짜이맛도 달랏 내에 있는 마을이다. 사실 린푸억 사원과 역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우리의 적극적인 기사님은 "이곳은 멋진 마을"이라고 소개해주셨다. 린푸억 사원은 마을의 절인데, 유리병과 도자기로 만든 용상과 모자이크 부조가 있다.
베트남의 절을 많이 보진 못했지만, 문득 질문이 생긴다. 의외로 베트남 사원에서 "불상"으로 보이는 걸 찾기 힘들다. 관음상은 꽤나 많은데.
그래서 신랑에게 "공산주의 국가라 일부러 안 갖다 놓은 게 아닐까? 의외로 성당 안에 십자가상이 없을지도."라고 말했는데, 성당 안까지 들어가 본 적이 없는 내 예상은 틀렸다.
(베트남 불교는 민간신앙과 결합돼서, 사법상 같은 형태로 불상을 만들었다고 한다.)
남의 나라 종교를 겉만 보고 이야기를 한다는 건 굉장히 실례되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굉장히 적은 지식을 가지고 이것저것 추론하는 것도 나와 신랑의 일상이기도 하다.
린푸억 사원을 둘러보고, 슬슬 배가 고파졌다. 린푸억 사원을 둘러보기 전에 기사님께 "식사를 하고 만나자"라고 했다. 린푸억 사원 주변에도 여러 가지를 팔았지만, 역시나 관광지에 초근접해 있는 곳이라 꺼려지긴 했다.
결국 사원이 있는 골목을 빠져나와 대로변을 한참 서성이다, 맞은편 골목 문을 연 식당으로 들어갔다. 메뉴도 없이 사람 수만 묻는 집이다. 조금 기다리자 달랏의 여느 집처럼 엄청난 양의 향채소가 나온다. 그리고 약간 시간이 지나서야 쌀국수가 나온다.
어엿한 건물 안에 있는 쌀국숫집인데, 메뉴도 없이 손님도 받는다는 점에서 묘하게 시골국밥집 느낌도 들었다. 손님한테 아무 말도 건네지 않고 음식만 턱턱 내놓는 것도.
린푸억 사원 주변만 하더라도 엄청 시끌벅적했는데, 그래도 대로변에 가까이 있으면서, 이렇게 조용하니까 또 묘하다. 여유를 부리면서 골목을 더 탐방하고 싶지만, 여행자인 나는 시간에 쫓겨 그 여유를 부릴 수 없다는 게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