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15 국밥 한 그릇
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아침에 내가 살고 있는 지역구의 여론조사를 보고는 그동안 미루었던 지역위원회 사무실에 의정보고서를 가지러 가기로 마음먹었다. 0도씨 가까운 기온이라 걱정은 됐지만, 또 지역위원회 사무실이 엄청 먼 건 아니라서 슈퍼도 갈 겸 국밥도 먹을 겸 다녀오기로 했다.
사무실에 가자마자 아는 얼굴들이 보인다. 그중에서 나와 우상호 서울시장후보경선캠프에서 함께 했던 보좌관님께서 "웬일이냐?"라고 반가워하신다. 그래서 의정보고서를 가지러 왔다고 하니까, 지금은 배포 금지 기간이란다. 아, 내가 늦었구나! 지역위원장한테 물었을 때 바로 다녀왔어야 했구나! 나중에 블로그에 링크를 올려줄 테니, 그때 받아보라고 하시네.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건 허탈하지만, 그래도 내가 스스로 지역위원회에 다녀와서 아는 분들과 인사를 나눴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슈퍼에서 다음날 먹을 음식 재료를 샀는데, 아무래도 내일은 빵을 먹거나 떡국을 끓여야 할 것 같다. 장을 보고 국밥을 먹으러 갔다. 그러고 보니 혼자 국밥을 먹으러 간 적은 없는 것 같은데... 어렸을 땐 국에 밥을 마는 게 싫었고, 신랑이랑 연애를 하고서부터는 항상 같이 다녔으니까.
베트남은 육고기든 바다고기든 뭐든 풍부한 동네고, 국물 있는 음식도 많아서 딱히 한국 음식이 그립진 않았는데, 어느 순간 국밥이 엄청 당기더라. 그러면서 한국 가면 콩나물국밥이든 순대국밥이든 뭐든 먹기로 마음먹었다.
뚝배기를 반쯤 비웠을 때, 흥미 있는 이야기가 귀에 들어온다. 정치이야기. 근데 확실히 선거철인 게, 원래라면 왁자지껄 시끄러워야 할 텐데, 누군가 정치이야기를 시작하자, 모두들 조용해진다. 어쨌든 관심이 간다는 뜻이다. 처음엔 나도 흥미 있게 듣다가, 어느 순간 별별 생각이 다 들더라. 어, 저 어르신 특정 캠프 분이신가?
그러나 내가 지지하는 사람에게 좋은 이야기는 아닐 것 같아서, 그 내용을 요약해서 보내줬다. 후보 본인이 알아서 판단하겠지.
홈플러스 근처에서 붕어빵을 3개 2천 원에 팔길래 그냥 지나치다, 원래 잘 사 먹던 붕어빵 집에 들러 붕어빵을 사려고 하는데, 어떤 분이 매우 바쁜 것처럼 굴길래 양보를 했다. 나는 천천히 집에 가도 되니까.
집에 가기 전에 크로와상과 치아바타를 샀고, 다시 집에 와서 차 한 잔을 했다. 티푸드는 당연히 붕어빵이다.
뒹굴거리고 있는데 동네 사람인 K오라버니한테 연락이 왔다. 베트남에서 돌아왔으니 H언니와 보자고. 또 신랑이 베트남 가고서 오래간만에 가는 동네에서 만나기로 했다. 조금 일찍 가서 필요한 걸 사고 언니와 오라버니 얼굴을 봐야겠다.
근데 뭘 가져가야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