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베트남에 있다

20231224 안녕, 하이퐁이라고 인사하고 싶은데....

해질녘라떼 2024. 1. 18. 16:49

부제: 베트남에서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

역시나 국내선이라 그런지 하이퐁에서 착륙 후 수속과정도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신랑의 숙소는 공항을 나와 직진으로 한 시간 정도 걸어가면 갈 수 있는데, 달랏의 인도를 경험하고, 신랑이 발목을 다쳐서 오는 걸 보니까, 역시 걷는 건 포기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택시를 타려고 했는데....

왜 너는 예약도 안 하고, 그랩도 안 잡고....

(신랑은 엔간히 멀어도 걷지주의라, 베트남 생활의 기본인 그랩앱도 깔아놓지 않고 살았다. 이거 때문에 한 3일은 싸웠다.)

공항에서 숙소까지 20만 동 내고 간 사람이 바로 저예요 😭😭😭😭😭 그래봤자 만원이지만, 그리고 편하게 왔지만, 하아, 공중에 돈을 버린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신랑의 숙소로 들어오니, 침대 위에 가지런히 잘 개어진 빨래가 놓여 있었고, 청소도 깨끗하게 잘 되어 있었다. 침대는 넓고, 창문도 있다.

그래도 배가 고파서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넓은 대로변, 횡단보도와 신호등도 있고, 초록불이지만 그 사이를 달려가는 오토바이도 있다. 인도도 비교적 넓지만 어느 곳은 이미 오토바이 주차장이다. 높은 건물, 넓은 대로에, 처음엔 TV에서나 볼 수 있는 열대 지역 대도시 느낌을 받았는데, 달랏과 비슷한 느낌도 스멀스멀 느껴졌고, 아마 그게 베트남 느낌일 것이다.

하이퐁도 관광도시는 아니라서, 늦은 시간(오전 12시 전)에 닫힌 식당이 많았고, 그래서 밥 먹을 곳이 마땅찮다는 거다. 앞으로 일찍 일찍 다녀야겠다고 깨닫고는 있었지만, 사실 하이퐁에선 느긋해지려고 마음먹었기 때문에 어려울 것이라는 것도 알았다.


하여간 인도에 의자와 테이블을 가득 깔아놓고, 식자재를 만들고 계신 여사님이 있는 가게로 들어갔다. 면을 가리켜 oc이라고 한 것 같은데, 일단 그것만 되는 것 같다.

해물국수네. 달랏은 산에 있는 동네라 고기가 더 많았는데!! 비주얼도 좋았고, 감칠맛 도는 새우탕면 국물맛이라 더 만족했다.

맛있게 한 그릇을 먹고, 근처에 있었던 두리안 디저트집에 갔다. 신랑 말로는 하이퐁에 두리안 씨가 말랐다는데, 그래도 두리안이 있는 가게라며 신기해했다.

몇 개의 메뉴는 주문 불가 상태이긴 했는데, 그래도 두리안 메뉴는 주문이 가능했다.

나온 음료. 코를 찌르는 두리안 향을 맡자, 드디어 진짜 열대 지역에 온 것 같고, 이미 베트남 과일은 다 먹어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정말 행복했는데....

그만 중간에 용안과 알로에가 든 음료를 엎고 말았다. 하아, 진짜 눈물 날 뻔했다. 하아, 택시비에 이어서 마시던 음료까지, 진짜 아까워서 한숨만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