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25 성탄절인데....
부제: 베트남에서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
성탄절인데 침대 옆자리가 비어있다. 그렇다 신랑이 출근을 했다. 알고는 있는데, 조금 허탈한 건 어쩔 수 없다. 신랑도 없으니까 신랑이 돌아오는 저녁때까지 나 혼자 시간을 보내야 한다. 호텔에서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도 되겠지만, 배가 고프다.
흐미....
어제 신랑과 커피를 마시고 동네 마실을 갔는데, 그때 있었던 식당들은 문을 닫고, 노점이 있던 장소는 공터로 변해버렸다.
하이퐁은 여느 베트남 도시처럼 아침 일찍 장사를 시작해 오전에 접고, 저녁 일찍 장사를 시작하는 동네였다. 달랏은 여행할 요량으로 아침부터 움직였지만, 하이퐁에선 작정하고 게으름을 피우기로 했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놓쳐버렸다. 그래서 별 수 없이 Go! 까지 터덜터덜 걸어갔다.
날은 왜 이리 더워!
레홍포가엔 은행과 호텔이 참 많다. 그럼 돈이 돌고 있다는 거고, 그를 위해 타지에서 불려 온 노동자들이 많다는 뜻인데, 참 특이하다. 베트남은 카드보다 현금을 많이 쓰고, 실제로 돈을 저축하지 않아서 문제라는 글도 본 적이 있으니까.
신랑이 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끝나 듯, 어느 시점에선 현재의 투자가 멈추는 날이 있을 텐데, 그때는 어떻게 되려나. 겉모습만 보고 미래를 판단해서는 안되는데 오싹한 기분이 든다. (게다가 나는 경제를 잘 모르니까)
고르지 못한 이 인도를 걸으면서 Go! 하이퐁에 도착했다.
일단 나는 식사부터 하고 싶은데, 마트 매장엔 롯데리아, KFC, '두 끼'가 있다. 하이랜드에서 커피와 반미를 먹어도 되지만, 반미보단 식사를 하고 싶었다. '두 끼'는 뷔페이니 그래도 좀 참고, KFC와 롯데리아, 둘 중에서 고민하다 롯데리아에 들어왔다.
롯데리아가 재미있다. 일단 매장에서 껌땀(=베트남식 백반)을 판다. 그리고 버거류보다 치킨에 몰빵한 느낌이다. 그리고 매대엔 케첩과 동남아에서 잘 먹는다는 스위트칠리소스를 따로 받을 수 있다.
그게 뭐 중요하나 싶겠는데, 독일 맥도널드에 가면 케첩은 돈 주고 사야 하는데, 허니머스터드나 마요네즈는 매대에서 따로 가져올 수 있었다. 왜냐하면 독일 사람들은 감튀를 마요네즈에 찍어 먹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런 것도 그 나라 식사 습관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베트남 식당 문화 중 가장 적응이 안 되는 것 중에 하난데, 아무리 셀프라고 해도, 음식이 나오지 않으면, 테이블 번호를 주고, 시간이 지나면 점원이 직접 서빙을 한다. 한국에서는 그만큼 기다리는 걸 먼저 말하는 것은 같은데, 늦게 나오는 음식들과 함께 서빙되지 않나.
기다린 끝에 직접 서빙된 음식이 나왔는데, 그즈음에 신랑한테 텔레그램이 온다.
"마트 안에도 식당이 있는데!"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