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베트남에 있다

20231225 신랑이 야근을 하네....

해질녘라떼 2024. 1. 31. 22:28

부제: 베트남에서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

롯데리아에서 식사를 마치고, 드디어 "Go!"에서 쇼핑을 한다. 달랏에 있는 Go! 에서도 쇼핑을 하긴 했지만, 하이퐁에 있을 동안 먹을 것과 지인들에게 선물할 것들을 구입할 것이다.

일단 과일부터! 열대과일도 정말 많은데, 며칠 전까지 금값이었던 사과가 눈에 들어온다. 그다지 맛있을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하나 집었고, 잠부메라라고 하는 로즈애플과 시트러스 계열 과일을 샀다.

나는 젤리는 별로 안 좋아하는데, 뷔페처럼 골라서 무게를 쟤는 젤리도 판다. 그런데 과자도 그람으로 쟤서 파네. 하지만 그다지 궁금하지 않아서, 과일만 사고 다른 코너로 이동했다. 이동하다가 푸드코트도 봤다. 이따 쇼핑하다 지치면 밥도 주문해 보련다.

하이퐁에서 첫 번째 혹은 두 번째로 큰 마트라, 우리나라 대형마트처럼 있을 건 다 있다. 그런데 다른 중소형 마트에 비해, 그리고 일본계인 애옹몰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그래서 하이퐁에서 선물을 준비한다면 Go! 에서 사는 게 적당하다.  물론 나는 차나 디저트를 종류별로 사기 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닐 거지만.

Teapins차도 있어서 고르고, 래핑카우 치즈도 사고, 생리대도 샀다. 숙소에서 쓸 커피핀도 사고.

다른 것도 보려다가 피곤해져서, 결국 식사를 하려고 푸드코트에 왔다. 근데 어떻게 주문해야 할지 몰라서 손으로 가리키면서 음식을 주문했다. 일하시는 여사님도 대충 알아들으시고 음식을 담아주셨다. 그리고 매대에서 수박 주스를 샀다.

닭다리는 조금 질겼지만, 볶음밥은 그런대로 먹을 만했다. 근데 의자에 앉아 있으니까, 베트남 체류가 생각보다 만만한 일이 아니겠단 생각이 들었다. 나는 베트남어를 못하고, 상대는 베트남어만 한다. 영어로 소통이 가능한 곳이라도 습관상 나오는 발음이 내 귀에 잘 안 들린다. 아마 그들도 그렇겠지? 무엇보다 시스템을 익혀야 한단 생각이 들었다. 설사 내가 이해를 할 때 즈음 이곳을 떠난다고 할지라도.

다시 조금 더 돌아보고 필요한 물건을 사고 숙소로 돌아가, 신랑을 기다렸다.

사실 성탄절인 오늘 신랑의 회사동료이자 학교 선배를 만나기로 했었다. 그런데 신랑이 회사에서 야근을 하는 바람에 퇴근이 늦어졌고, 약속이 내일로 미뤄졌다. 그럼 뭘 해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신랑은 크리스마스에 늦은 게 미안했는지, 호텔 룸서비스를 시키자고 한다. 그래서 치킨과 마라새우를 시켰다. 시켜봤자 한국보다 가격이 비싼 것도 아니라서 사치 아닌 사치를 부리게 됐다.

근데 생각지도 않게 반찬도 같이 오고, 내가 미리 썰어놓은 안주 때문에 상이 꽉 찼다. 그나저나 여기 닭이 왜 이리 크냐.  우리가 치킨 두 마리를 시켰나? 그럴 리가 없는데?

아직 내가 사 온 슈톨렌은 먹지 못해서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섭섭지 않은 크리스마스 밤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