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베트남에 갔다

20240201 호찌민

해질녘라떼 2024. 2. 3. 00:39

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포인트 소멸했겠다."
신랑에겐 교*문고 포인트가 있었고, 그 포인트가 꽤 많았어서 소모를 하려고 했었다. 그중에 몇 권의 책을 리스트로 뽑았었는데, 그중 한 권이 호찌민 평전이었다. 하이퐁에서도, 수도인 하노이에서도 호찌민은 꽤나 숭상 시 되어 있었다. 그런데 나는 호찌민 묘역이 국회 앞에 있는 게 굉장히 불쾌했다. 그래서 호찌민이 박정희와 다른 점은 자식의 유무 아닌가 싶었는데, 실제로 호찌민은 화장을 원했고, 뼛가루를 베트남 전역에 뿌려달라고 했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그 묘역은 호찌민의 후계자들이 세운 거라고 봐야 하는데, 그 점 때문에 호찌민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었다.

하지만 책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보류했었는데, 이미 포인트는 사라져 버렸다 🥹🥹🥹🥹🥹

2월의 첫날이라 1월 마지막날에 잊고 있었던 것들이 생각나면서 약간 후회를 한다.

[오마이뉴스] 호찌민이 남긴 3가지 유언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296766#cb  

어제 신랑이 앞으로 퇴근 두 번만 하면 나를 볼 수 있다고 했는데, 오늘 텔레그램 창에 퇴근 두 번을 외치더니, 내가 말을 걸자, 내가 나타났다고 좋아한다. 연애할 때, 내가 독일로 돌아가야 했을 때도 이야기만 나오면 신랑의 눈물샘이 마르지 않았기도 했지만. 그리 좋은가?

문득 하노이에 가기 전에, 내가 하노이 아웃으로 표를 끊은 게 아쉬웠었다. 끝까지 신랑과 함께 있다가 와야 한다는 생각도 했어서 출국을 연기해야 하나 싶었다. 나도 그 20일간 신랑과 매일 붙어 있었는데도 아쉬웠는데, 함께 하지 않으면 더 아쉬울 거다. 하지만 나는 이럴 때 묘하게 현실적으로 변해서 청소나 걱정하고 있다.

그냥 성격이 이래 먹었다.


오늘 드디어 Teapins차 패키지를 개봉했다. 나는 홍차마니아기도 하고, 내가 좋아해 마지 않지만, 정작 베트남에서 구할 수 없었던 그 고산홍차와 비슷할까 싶어서 마셔봤다.

훈연향이 강하게 나면서 단맛이 은은하게 나는 걸 보니, 어제 마셨던 푹롱 홍차와 같은 것이었다. 다만 찻잎의 질이 좋은 건지, 찻잎 양이 어제보다 많았던 건지, 어제보단 더 맛있었다.


같이 먹었던 디저트 중 하나였던 망고스틴 펑리수는 내가 봤을 땐 북부지방에선 면세점에서만 판매하는 것 같다. 포장지에 쓰여 있던 사이트에 들어가도 상품이 보이질 않는다. 내가 맛을 보기도 전에 아빠한테 드렸었는데, 그때도 맛을 보진 못했었다. 지금 먹어보니, 망고스틴 잼은 나름 충실하게 맛을 구현하고, 양도 많은데, 빵이 조금 퍽퍽하다.

하지만 꽤나 맛있었기 때문에, 신랑이 공항에 오면 사 오라고는 부탁해 봤다.

여행을 다녀오면 즐거운 기억이 더 많은데도, 어느 순간에 문득 어떤 부분이 아쉽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신랑은 15일 후에 베트남으로 갈 거고, 목적은 일이지만, 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은 충분히 하고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