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18~20240220 신랑이 다시 베트남에 갔다.
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그는 일요일 오전 9시 비행기를 타야 한다. 그럼 오전 6시까지 공항에 도착해야 하는데, 제시간에 일어날 수 있는지도 알 수 없는 상태다. 그래서 신랑이 제시간에 일어날 수 있도록 내가 깨어 있기로 했다.
신랑을 새벽 세 시에 깨우고, 잠깐 자고 일어나, 신랑을 현관까지 배웅해 줬다.
내가 자는 동안 내 신랑은 집안에 있는 문제를 해결해 버렸다. 부지런하고 착하다.
신랑이 떠나고 나서도 좀처럼 잠이 들지 않아서 깨어 있었다. 신랑이 도착했단 메시지를 보냈는데, 비자신청서 양식을 뽑을 곳을 못 찾았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신랑은 일단 출국심사부터 받겠다고 해서, 부랴부랴 면세구역 내 프린트 가능한 곳을 찾아서 보내줬다. 그리고 동시에 친한 동생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는 인천공항까지 배웅을 잘했다고 사진 하나를 보내줬다.
신랑이 프린트를 잘했단 이야기를 하고, 비행기를 탔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잠이 들고 말았다.
며칠 전부터 대자연이 시작 됐고, 배는 별로 안 아팠는데, 두통과 어지럼증이 찾아와서 좀 힘들어하고 있었다. 대자연+두통+허전한 마음이었지만 생각보다 배는 고프지 않았다. 아니, 먹고 싶은 게 없었다.
신랑이 하이퐁에 도착해서 보낸 웰컴프룻 사진을 보니까 그제야 배가 고파와서, 치킨을 주문했다. 놀랍게도 신랑은 처음 숙박했을 때와 같은 호실을 배정받았다. 이렇게 되니까 한국에 있던 시간이 진짜 꿈만 같단다.
그렇게 하루를 보냈다.
아니, 당분간 그는 베트남에, 나는 한국에서 눈을 뜰 것이다.
이미 일요일을 겪었다고, 월요일 아침이 딱히 허전하지 않았다. 아침은 신랑이랑 같이 먹고 남은 김치찜 국물에 라면을 끓여 먹었다. 어제저녁에 밥도 해두긴 했었다. 하지만 두통 덕에 보일러를 켜두고 있었다.
그리고 SNS친구들에게 보낼 차들도 준비하고, 차도 한 잔 했다. 신랑과 전화통화도 했다.
하지만 두통 덕에 신랑이 있는 동안 나도 무리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설이 주말에 끼는 바람에, 시댁이 있는 창원과 친정이 있는 안양을 다녀와야 했었다. 그리고 친구들도 만나는 일정도 연달아 있었다.
밸런타인데이라 따로 신랑과 데이트를 하고, 앞으로 있을 이벤트에 대한 의논도 해야 했다.
다음날인 오늘은 엄마께 청송에 놀러 가자는 제안을 받았다. 아직 대자연도 끝나지 않았고, 집에서 쉬고 싶었지만, 설 때 못 본 동생 2도 온다고 해서 가기로 했다.
신랑은 또 야근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