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베트남에서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
전날 'Go!'에 다녀와서 느낀 건,
1. 베트남엔 생각보다 먹을 게 많다.
2. 베트남에선 택시를 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자주 다가온다.
였다. 나는 물욕과 덕질에 충실한 인간이라, 좀 더 많이, 좀 더 다양하게 접해보고 싶은 인간이다. 그래서 차나 까까를 더 사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일단 먹는 게 우선이다. 그래서 이제까지 산 까까와 커피를 마셔보기로 했다.
치즈과자로 유명한 나바티와 게리의 신상품인 리치베리와 크런치롤이다. 예전엔 치즈과자가 종류별로 있었는데, 지금은 베트남의 과자시장도 조금 변한 것 같다. 그리고 커피는 땀찐에서 구입한 아라비카-로부스타 블랜딩. 커피는 어제 "Go!"에서 사 온 커피핀으로 내렸다. 커피도 과자도 나쁘지 않지만, 역시 나바티나 게리나 치즈가 더 맛있다.
그렇다고 한 번에 많이 먹을 수 없으니 천천히 먹겠다.
오늘밤엔 어제 미뤄진 약속을 지켜야 한다. 그런데 신랑에게 텔레그램이 왔다. 혹시 내 패딩을 가지고 나올 수 있냐고. 사실 K형은 한 번 본 적이 있는데, 그 K형도 베트남에 와 있는데 와이프와 함께 지내신다는 거다. 근데 이번 주말에 추운 동네인 사파로 여행을 갈 건데, 방한용품을 안 가지고 오셨다고. 그래서 내 옷을 빌려주면 어떻겠냐는 신랑의 부탁이었다.
뭐, 어차피 내가 있는 하이퐁이 갑자기 추운 날씨로 돌변하진 않을 테고,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난 긴팔도 가져왔고. 이왕이면 한 번 가져온 옷, 쓰임새 있으면 좋은 거고, 그래서 ㅇㅋ라고 했다.
그나저나 택시 잡는 문제로 신랑한테 말했더니, 호텔 로비에 문의하란다. 흠, 일단은 그리하기로 했는데, 기사님이 길을 못 찾아....
다행히 K형과 그의 아내인 K언니와 거의 동시에 도착했고, 신랑은 조금 늦게 도착했다. 한국에서 가져온 슈톨렌을 보면서 어디 슈톨렌이 맛있고, 이런 이야기를 했다. 가져온 슈톨렌은 계피맛이 많이 나긴 했다.
K언니는 오늘 처음 뵙는 건데, 뉴욕에 있다가 상해에서 일을 하신 적도 있다고 했다. 그래서 능숙한 영어로 오늘의 식사를 주문하셨다.
두 분은 우리보다 일찍 합류하셔서, 이미 하노이와 닌빈을 다녀오셨고, 또 신랑의 숙소와 다른 위치에 있어서, 숙소 주변 맛집 이야기도 해주신다. 이런저런 정보를 주고받다, 부부단톡방까지 팠다.
그나저나 K형이 자신의 와이프인 K언니에게 "여보야~"이러면서 애교스러운 말투로 말을 건네고, K언니도 자신의 남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상황을 정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지금 우리는 이제 결혼 2년 차라 싸우긴 해도 즐거울 때 즐거울 수 있는데, 몇 년이 지나고서도 사이가 유지될 수 있을까? 란 고민을 다시 하게 된다. 사람마다 살아온 시간과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부부생활이나 행복한 상황이라는 것도 다르겠지만, 그 행복이 유지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기 마련일 거다.
나는 K형의 말에 따라 그랩 어플을 깔았고, 옷도 빌려드렸고, 근처 빈컴플라자는 못 갔지만, 연초에도 시간을 보내자는 약속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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