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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베트남에 있다

20231222 당신과 함께하는 시간

부제: 베트남에서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

딱히 눈을 뜨려는 마음은 없었는데, 절로 떠진 눈에 핸드폰을 켰다. 신랑이 달랏에 도착해서 택시를 탔다고 한다. 택시 미터기 이야기를 하더니, 잘 가고 있는지 걱정한다.

나한테 응대할 때와 달리 신랑을 응대할 땐 요금도 안 알려줬단다. 그리고 이름이 적힌 종이에 주소도 안 적혀 있다고 한다. 그래도 회사로고는 맞단다. 휴우, 아침부터 안도의 한숨을 쉰다.

그가 왔다. 다리를 절뚝댄다. 하이퐁 숙소에서 공항까지 걸어왔는데 그때 발목을 접질렸단다. 하아, 달랏만 길 사정이 나쁜 게 아니었다. 오늘 우리의 목표는 약국을 찾는 것도 포함되었다.

오늘 내가 세워 둔 일정은 달랏 시내를 도는 거다. 그런데 문제는 생각보다 동선이 길다는 거다. 신랑이 아픈 게 신경 쓰이긴 하지만, 일단 원래 일정을 소화해 보기로 했다.


약간 한적한 골목. 사람들은 뜨문뜨문 보이지만, 그래도 대로변보다는 조용했고, 꽤나 단정한 골목이 눈에 들어왔다. 어떤 면에선 저층의 낡은 건물에 상점이 있다는 점에서 유럽과 비슷하다.

간간이 달리는 오토바이 소리로 새삼스레 여기가 베트남이라는 걸 느끼지만.

베트남의 길거리는 자동차가 달리는 그 길에 오토바이가 돌아다니고, 인도에는 주인 있는 오토바이가 주차를 하고 있어서 보행자들이 차도를 걷고 있다. 그렇지만 오토바이나 차나 속도가 빠르진 않다. 차도 위에 보행자와 오토바이와 차가 함께 한다. 매일 어린이집 차와 인도 틈새로 달리는 오토바이의 위험성을 뉴스로 봤던 입장에선 너무나 신기했다. 그래서 항상 좋은 건 아니다. 인도 사정이 굉장히 열악하니까, 백패커스에겐 조금 치명적이다. 신랑도 그래서 다쳤으니까.

그래도 어제보단 익숙해진 건지, 옆지기가 함께 있어서 그런지, 내 발걸음은 어제보다 자신감이 넘친다. 그리고 어제보다 더 오래 걸었지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와서 그런지 지루하지도 않았다.

아침 식사는 언젠가 유튜브에서 봤던 쌀국숫집에서 했다. 약간 비싸긴 했지만, 카드를 받고, 명성만큼 맛있었다. 물론 쌀국수는 실패하기 쉽지 않은 음식이고, 실제로 향채소나 조미료로 맛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다음번 음식점은 그냥 발길 닿는 대로 가자고 했다.

치즈 요거트는 어제 리엔호아에서도 봤는데, 거기선 22k동이었는데, 10k동이라서 사 먹어 봤는데, 달달했던 플레인보다 내 입에는 잘 맞았다. 신랑은 "시중에서 파는 거랑 비슷하다"라고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둘이 함께 대화를 나누면서 식사하니까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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