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베트남에서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
일정에 문제가 있다는 걸 투어 당일 아침에 깨달았고, 일정 변경에 대해 기사님과 이야기를 나눠야 했다. 그러다 와이너리에 와서까지 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어야 했는데, 와이너리 가이드님이 불쑥 끼어드신다.
"짜이맛으로 먼저 가는 게 더 낫지 않나요?"
짜이맛은 내가 앞으로 방문하게 될 커우닷팜 가는 바로 다음이라서 그런 말씀을 하신 거였는데, 나는 짜이맛에서 달랏역행 열차를 타고 싶어서 맨 마지막으로 둔 거였다.
일리 있는 지적이라 와이너리 투어를 하면서도 계속 고민을 했는데, 신랑 손에 가득히 들린 와인 상자를 보고 마음을 바꿨다. 오늘 택시 투어의 종점은 숙소다.
일정을 정하고 나니, 다시 마음 편하게 일정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우리의 다음 일정은 달랏 차밭.
베트남은 세계 최대 로부스타 원두커피 산지지만, 한편으로 찻잎 생산량도 7위라고 한다. 차 브랜드도 다양해서, 사실 결혼하기 전 신랑이 베트남으로 출장을 왔을 때 차를 사 오라는 심부름도 시켰었다. 사실 그중에 가장 마시고 싶었던 건, 지금 가는 Cau Dat Farm의 차인데, 여기는 내가 인터넷으로 주문하려다 실패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베트남에서 인터넷 쇼핑 시스템이나 문화가 잘 정착되지 않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직접 가면 베트남 다원차를 살 수 있을 거란 기대도 했었다.
하지만....
기사님께서 데려다주신 곳은 차밭의 사진 찍기 좋은 곳이었다. 뒤편으로는 기찻길이 보이고, 푸르고 넓은 차밭이 펼쳐진 곳. 바람이 굉장히 많이 불었지만 그래도 멋있는 곳이었다.
다만 나는 차를 마시고 싶었다.
그래서 따로 기사님에게 차를 마실 수 있는 곳이 있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우리는 커피숍이 있는 곳으로 안내해 주셨다.
그리고 내가 생각한 차 공장이 옆에 있었는데, 공사 중이라 출입을 할 수 없었다. 약간 허탈한 마음에, 카페에서라도 차를 마시려고 했는데, 차 음료를 팔지 않는다. Cau Dat Farm 오리지널 상품을 전시해놓지도 않았고, 자신들이 팔려고 전시해 놓은 상품들도 음료로 팔지 않았다....
결국 커피를 마시기로 했다. 사실 선택지가 그것뿐이기도 했다.
너무 허탈해서 커피를 마시는 내내 투덜거렸다. 여기서 가장 잘못한 건 제대로 정보 캐치를 못한 나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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