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베트남에서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
나는 비행기표를 인천-달랏, 하이퐁-인천으로 끊었는데, 같은 도시 입출국이 아니면 왕복으로 끊을 수 없는 비엣젯에어 시스템 때문에 각각 편도로 끊었다. 인천공항에서 입국표만 보여줬었는데, 혹시 비자를 받아야 할까 봐 출국 표도 보여줬었다. 그래서 입국 심사를 때문에 긴장을 했었는데, 이게 웬걸? 그냥 보내 준다.
공항 환전소에서 환전을 하고, 픽업 택시를 타러 갔다. 파란 옷을 입은 Ladotaxi 직원이 나와 있었고, 내 이름이 적힌 종이를 주더니 순번을 기다리란다. 순번을 기다리자 내 택시가 왔고, 택시에서 내렸는데, 어, 어, 어, 호텔이 다르네. 내가 애초에 호텔을 잘못 알고 있었던 거다. 다행히 내가 묵어야 할 호텔도 근처에 있었다. 언덕을 올라야 했지만, 그것도 어떻게 해냈다.
사실 너무 피곤해서 일찍 체크인해줬으면 좋겠단 소망도 있었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옷만 갈아입고, 큰 짐만 맡기고 여행을 시작했다.
일단 식사부터. 첫 식사는 분보훼라는 후에 지역에서 먹는 국수다. 소고기와 선지가 들어 있다. 매운 고추씨 소스와 향채소가 나온다. 맛있어 보이는데, 대로변에 쭈그리고 앉아서 먹으려니까 불편하다. 이 사람들 어디서 이런 목욕탕 의자를 가져온 걸까? 차가 옆에 쌩쌩 달리고 오토바이가 으르렁 거리는데 어떻게 먹지?
그렇지, 먹기로 했으니까 선택한 거다. 근데 맛있다. 맛있어. 나 베트남 향채소도 잘 먹고, 라임도 좋아하는구나!
첫 목적지는 땀찐 커피다. 달랏에서 아라비카 원두를 유기농으로 생산하는 커피 농장으로, 투어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달랏에서 여기를 가려면 보통 버스 11번을 이용하는데, 버스 정류장에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버스를 타는데, 사람만 타지 않는다. 버스를 이동수단으로 짐도 싣는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짐도 내린다. 그래서 그런가, 버스엔 두 사람이 타고 있고, 한 명은 드라이버, 다른 한 명은 짐을 회수 분배하고 돈을 걷는 사람. 근데 또 버스비도 탈 때부터 걷지 않는다. 한참을 운전하고 나서야 걷는다. 그리고 정류장이 어딘지도 말을 해주지 않는다.
다행히 나랑 같이 탑승한 한국인 부부도 땀찐에 가신다고 해서 그분들 뒤따라 내렸다.
눈부신 태양, 여기저기 피어있는 꽃, 바람은 서늘하지만, 따스한 햇볕에 눈이 부신다. 코가 찡긋거린다. 여기는 한겨울의 달랏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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