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베트남에서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
달랏에서 하이퐁으로 가는 비행기가 8시 50분에 있어서 6시 택시를 예약했는데, 택시가 오질 않는다. 하아, 갑자기 파리에서 비행기 놓쳤던 게 떠올랐다. 그때는 연결 편이 있어서 해당일에 도착은 했지만, 그래도 다시 하고 싶은 경험은 아니었다.
그래서 다시 라도 택시에 연락을 했더니, 기사한테 사정이 있어 다른 차를 보내준단다. 다행히 두 번째 차는 잘 탔고, 일요일 아침이라 잘 뻗은 포장도로는 아니지만, 막힘 없이 달려 원하는 시간에 공항에 도착했다.
입국했을 때 달랏공항은 굉장히 작았는데, 국내선이라도 탑승을 하려니까, 조금은 복잡해 보인다.
일단 티켓팅 시간이 너무 길었다. 우리 앞에 있던 사람은 무슨 정치적 망명자인지, 비행기로 여행이 아니라 이사를 하고 있었고, 창구마다 사람들이 몰려 선다. 가뜩이나 좁은 체크인 창구가 더 좁게 느껴졌다. 그런데 가방무게가 20킬로가 넘었는데도, 그냥 보내주더라.
짐검사를 하는데, 신발까지 벗으란다. 이거 좀 과잉 검사 아닌가? 한 십몇 년 전에 핀란드에서 이렇게 EU입국 심사를 한 것 같기도 한데? 그러면서 가방 안에 있는 물병 버리라고는 안 하더라;;;
짧으면서도 긴 탑승 심사를 마치고 출출해져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반미 파는 곳도 있었지만, 그래도 아침엔 국수를 먹어야지. 메뉴가 많아서 신난다고 앉았는데, 되는 것은 몇 개 없다.
면 주제에 8~9만 동이나 하고, 많이 비싸다. 그래도 향채소와 라임이 나오는 거 보니까 갑자기 즐거워졌다. 나는 여전히 베트남에 있다는 실감이 났다.
식사를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하이퐁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역시 탑승객 대다수는 베트남인이었다. 육로교통이 발달하지 못한 베트남이라, 상대적으로 항공교통이 발전했다는데, 국내선임에도 국제선과 좌석수가 같은 걸 봐서는 틀린 얘기는 아닌 것 같았다.
6시에 출발하기 위해 4시 반부터 깨어 있었고, 비행기가 출발하자, 비행기를 놓치지 않았다는 안도감, 포만감에 눈꺼풀이 무거워진다. 내가 잠든 사이, 나는 베트남 북쪽 항구도시 하이퐁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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