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아침에 생일인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동생은 애초에 내가 오는지도 몰랐고, 그래서 꽤 놀란 것 같았다. 점심때 오겠단 말을 듣고 곧 잠이 들어버렸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나, 동생의 목소리가 들린다. 여태 잤냐는 말에 그렇다고 답했다. 벌써 오후 2시 점심을 먹으러 이천에 있는 밥집에 갔다.
상을 가득 채운 밥상에 마음이 풍족해졌는데, 밥상 위에 올라간 이야기는 그렇게 마냥 행복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내 나이가 벌써 마흔이고 유학 기간을 제외하더라도 31년은 함께 했는데, 아무리 가족이라도 소통의 문제로 다투기 마련이다.
식사만 마치고, 동생은 곧 회사가 있는 동네로 돌아갔고, 동생이 좀 더 오래 있길 바랐던 나는 약간 마음이 허탈해져 버렸다. 집에서 엄마한테 주겠다고 싸 온 보이차를 홀짝이며 마침 창밖으로 보이는 일몰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
반면, 신랑은 일요일이라고 아내에게 콘텐츠를 주기 위해 동네 한 바퀴를 돌았다.
일요일마다 장이 서는 건지 잘은 모르겠지만, 어떤 면에서는 베트남 글자라는 걸 빼면 한국이랑 비슷할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음식을 파는 노점도 있고, 잡화점도 있고.... 근데 베트남 날씨가 덥다는 걸 고려할 때, 진짜 저 생고기를 파는 노점은 너무나 신기하다. 아니, 진짜 저래도 되나 싶다😅😅😅😅😅
여하튼 신랑은 다시 하이퐁에서 열린 회식에 참석을 했다. 집에 돌아와 전화를 거니, 시끄러운 사장님의 웃음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린다. 그 웃음소리에 또 신랑이 사장을 웃겼다는 생각만 든다.
신랑에게 답답한 마음에 오늘 있었던 이야기를 나누고, 내 심정을 이야기하자, 다시 티격태격하고 ㅋㅋㅋ
이런 게 그냥 일상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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