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문자가 날라왔다. 시댁에서 친정으로 고구마 한 상자를 보낸다는 소식이다. 얼마 전에 시부모님께서 당신들의 친구들과 같이 여행을 했는데, 그 여행에 엄빠가 일조하셨기 때문이다.
여름부터 초겨울까지 친정과 시댁은 이런저런 선물을 주고 받으신다. 나는 이게 선물 경쟁이 되지 않게, 종종 부모님들을 설득하고 있다.
그런데 시어머니께서 전화를 하셨다. 나한테 내일 도착하는 게 있으니, 양이 너무 많다 싶으면, 친정 식구들과 나누라고 하신다.
냉장고를 비워놓아 하나 싶으면서도, 당신의 아들이 한국에 없는데 많이 보내실까, 라고 신랑에게 말하니까, 신랑이
"엄마한테 자기도 딸이나 마찬가지인데,"
그렇지!
난 데 없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니고, 다른 건 걱정이 안되는데, 곧 김장철인데, 김냉이 조금 꽉차 있다. 친정에는 김치 조금만 늦게 보내주면 안되냐고 부탁을 드렸는데, 사실은 조금 쉽지 않을 것 같아서, 결국 김치를 이용한 요리를 마구마구 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두부도 먹을 겸 두부김치를 했다.
아무 생각 없이 줄기로 해서 잠깐 후회하고, 먹다보니 생각보다 맛있어서 두부를 조금 더 삶을 걸이라고 후회했다. 내일은 무슨 요리를 하지? 또 김치 요리를 하면 질리지 않을까? 미역국을 끓이고 김치랑 밥을 먹을까?
신랑의 숙소는 꽤나 넓고, 조식과 석식이 모두 나온단다. 조식과 석식의 차이는, 수요일 석식은 특식이란다. 오늘은 베트남 특식! 지난 출장 초반 격리하고 있을 때, 삼시 세 끼 한식만 나와서, 베트남스러운 걸 내놓으라고 했는데, 이번엔 그러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신랑은 생새우도 나온다며 좋아한다. 하~ 나도 생새우 먹고 싶어.
어제 신랑의 숙소가 시내 근처에 있어서, 신랑에게 오늘은 주변 좀 보고 오라고 했다. 나랑 통화할 때가 마침 밖에 있을 때였나보다. 주변에 생각보다 별 건 없는데, 혼자 가기 좀 어색한 노점 같은 게 많단다. 그래서 나중에 나랑 같이 가고 싶다고.
식사를 파는 노점은 아닐 거고, 디저트를 파는 곳이려나?
근데 통화가 너무 짧았고, 아직 숙소에 도착하지 않았는지 연락이 없다.
나도 베트남 여행을 생각하고 있지만, 그 역시 어디 가면 내 생각하는 거 봐서는, 이번 출장에 나 혼자 설레는 건 아닌 것 같다.
#정재원베트남생활기 #너없는동안_내_삶 #두번째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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