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토요일이지만 신랑은 결국 출근했고, 언제부턴가 생긴 발의 물집과 여독으로 일요일은 푹 쉬기로 했다. 반면에 한국은 내일부터 날씨가 풀리기 때문에, 나는 세탁기도 돌리고, 장도 잠깐 보고, 우리동네에서 가장 좋아하는 커피숍에도 앉아 있을 생각이다.
신랑이 나의 취향에 맞춰주고 싶어도, 집에 마실 것들이 많기 때문에, 의외로 카페를 자주 가진 않는다. 그래서 우리동네에 새로 생긴 카페들 중 눈여겨 본 곳은 신랑이 없을 때 다녀오고, 괜찮으면 신랑이 왔을 때 다시 같이 다녀보려고 한다.
이전에도 적었지만, 나는 지금 냉장고 파먹기를 해야 하고, 주임무는 작년 김치를 올해 김장김치의 공간을 확보할 만큼 비워야 한다. 그래서 김치 레시피를 연구 중인데, 얼마 전에 만든 두부김치 레시피를 살펴보니 주로 고기가 들어가더라. 김치제육볶음을 두부에 싸먹는 건데, 이걸 보니까 두부 없이 김치제육볶음을 하면 괜찮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레시피를 신랑한테 보여주며, 고기는 어떤 걸로 쓰냐고 물었더니, 앞다리살 제육볶음용 고기를 쓰면 된다고 한다. 그렇게 얇게 썰려면 냉동된 상태에서 잘라야 하기 때문에 가격도 저렴한 편이란다.
이렇게 의무와 하고 싶은 일이 계속 생기는 와중에 베트남 여행계획까지 세워야 한다. 그래서 신랑이 듀오링고에 베트남어가 있냐고 묻더라. 사실 이미 등록은 했는데, 프랑스어만 공부하기에도 버거워서 못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여행가기 전에 슬슬 시작할 마음이 있었는데, 신랑도 비슷한 생각이었나 보다.
가끔 토요일에도 일을 하는 신랑과 크리스마스 연휴가 없는 베트남의 상황을 보면, 같이 여행을 갈 수 있는 곳은 한정될 것 같은데, 그럼에도 또 여행을 가면 계획은 세워야 하니까 고민도 하고 있고, 이미 신랑에게 호텔 사정도 듣고, 루틴도 어떻게 해야 하나 들었다.
좀 더 차분하게 살펴봐야겠지만, 그래도 이런 건 행복한 고민이지.
'그가 베트남에 갔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31120 저녁은 먹었니? (1) | 2023.11.21 |
---|---|
20231119 계획이 흐트러진 날 (5) | 2023.11.20 |
20231117 토요일인데? (2) | 2023.11.18 |
20231116 이게 왜 한국엔 없어? (0) | 2023.11.17 |
20231115 베트남 특식 (4) | 2023.1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