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예상대로 그 날이 오고야 말았다. 평소라면 약간은 빈둥거렸을 텐데, 해야 할 일이 산더미 같았다. 어제 하기로 한 빨래도 해야 하고, 청소기도 돌려야 하고, 베란다 텃밭에 물도줘야 한다. 그리고 월요일마다 블루스카이에 독일어에 관한 글도 써야 한다.
그래서 일찍부터는 아니지만 몸을 움직였다.
일이 끝나고 나니까 벌써 6시가 다가온다. 평소라면 신랑이 퇴근해서 돌아올 시간이지만, 베트남은 한국과 2시간 시차가 있어, 한국시간으로 8시나 되어야 일이 끝난다.
그런데 신랑한테 야근을 한다는 연락이 왔다.
토요일에도 일을 시키더니, 월요일에 야근을 한다? 사람을 이렇게 혹사 시켜도 되는 건가?
점점 불만이 끓어오른다.
그리고 저녁도 안 줬단다. 와~ 신랑 불쌍해서 어쩌냐!!!
가뜩이나 호텔 와이파이 상태도 안 좋아서, 통화도 몇 번이나 끊겼다.
한국 시간으로 열두시가 지나서야 신랑과 통화를 하고, 아까 마신 차의 영향인지 아직 눈을 뜨고 있다. 차 마시다, 잎이 거름망 사이로 빠져나오는 것 같은데, 이제 슬슬 거름망을 바꿔줘야 하나보다. 실크로 된 건 거를 땐 좋은데, 아무래도 조금은 덜 튼튼한 것 같다. 근데 이거 세트로 산 건데, 신랑한테 망만 고쳐달라고 할까?
다시 내일은 내일의 할 일이 있을 텐데, 내일은 내가 계획했던 일을 실행할 수 있기를, 또 신랑은 정시 퇴근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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