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전화가 온다. 일요일에 공주에 간다고 한 동네오빠 Y한테 연락이 왔다. 나는 공주에 다녀와서 한 연락인줄 알았는데, 내일(수요일) 내려가게 됐으며, 친구 하나를 소개하고 싶단다. Y에게도 이야기 했지만, 나는 이렇게 어딘가로 떠날 때마다 매번 인사하러 얼굴을 보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왜 영영 떠날 것 같이 구는지.
몸도 안 좋긴 했지만, 이제 앞으로 바빠질 거란 그의 말을 다시 한 번 믿어보기로 했다. 뭐, 소개해준다는 사람에게 나쁜 첫인상을 줄 필요도 없었고.
Y오빠랑 만나서 따뜻한 레몬차를 마시고, 며칠 전에 방문한 K오라버니의 호프집으로 향했다. 오라버니는 나에게 굳이 술을 마실 필요는 없다고 했지만, 그래도 호프집에서 하루종일 차를 마실 순 없었다. 그래서 청하+꿀로 결정!! 청하 소줏잔 1과 꿀 티스푼 1/2의 조합으로 마셨는데, 오, 생각보다 달달하니 맛있다.
술을 마시고 안주로 시킨 떡볶이와 오뎅탕을 먹다보니 (나한테는) 뉴페이스인 S가 나타났다. 신랑과 동갑이고, 민주당원이란다. 어째 만나는 사람마다 민주당원이냐. 이러다 고양시에 사는 모든 민주당원을 만날 기세다.
당원이니까 정치 이야기도 하고 야구이야기도 하고 인생이야기도 한다. 뭐, 사실 사람끼리의 대화는 공통 관심사에서 각자의 인생사로 넘어가는 법이지.
딱히 거슬리지도 거리낌도 없었다.
신랑은 오늘 정시 퇴근을 했으며, 오자마자 호텔 석식으로 냉면과 불고기를 먹었단다. 오늘은 한국 특식인가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특식이 나오는 날은 수요일인 내일이다. 근데 무슨 한겨울에 냉면인가 싶었는데, 베트남은 그렇게 춥진 않다고 한다. 하긴 사진 보니까 반팔 입는 사람들도 많긴 했다.
생각보다 집에 일찍 들어와서, 재활용도 버리고 쉬고 있었는데, 갑자기 핸드폰 충전이 안된다. 전원을 껐다켜고, 케이블도 바꿨는데, 핸드폰이 인식을 못한다. 아까 신랑이랑 통화를 했는데, 다시 신랑한테 연락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충전기에 문제가 있다는 걸 발견했는데, 서로 대화가 꼬여서 말다툼을 해버렸다. 하아, 대화할 땐 나나 신랑이나 같은 생각을 하면 좋겠지만,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고, 그게 오해를 불러 일으키면 논쟁이 되는 것이다. 결국 해결은 했지만, 나도 잘 밤에 성질 부리는 건 좀 고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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