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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베트남에 갔다

20240111 영상6도인데...

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원래 잠귀가 밝은 편인데, 정말 피곤했는지 중간에 한 번도 깨지 않고 잠을 잤다. 일어나니까 목도 마르고 배도 고프다.   지역을 옮길 때마다 목부터 아픈 걸 보면, 나는 정말 코와 목이 약한가 보다.

어제 밥을 했고, 낙지젓을 꺼내놓고, 무의식적으로 낙지만 골라먹다 마늘과 양념이 잔뜩 남아서, 그걸로 밥을 비벼 먹었다. 아, 마지막 계란이다.

마침 원래 해 먹으려던 카레레시피에도 계란이 들어가니, 계란을 사야겠다. 나는 의외로 고기 없인 살아도 계란 없이 못 산다. 독일에 있을 때도 내가 장을 보는 때는 집에 계란이 다 떨어졌을 때다.


아점을 먹고, 잠깐 빈둥거리다가 저녁식사도 할 겸 장을 보러 나왔다. 그런데 어제 지역위원회에서 온 전화가 생각나 우편함을 뒤적였는데, 여러 고지서는 있으나, 우리 동네 의원님 의정보고서가 없다. 일괄적으로 발송했을 텐데, 누가남의 집 우편함을 뒤적인 거야?

지역위원장에게 톡을 했더니 지역위원회에 문의하란다. 사실 안 받아도 그만이고, 번거롭게 하고 싶지 않아서, 시간 날 때 지역위원회 사무실에 한 번은 다녀와야겠다. 비서관님께 전화 걸어서 의원님 없는 시간 문의나 해야겠다.

장을 보러 가기 전에 늦은 시간이라 저녁식사도 하고 들어가기로 했다.

근데 왜 머리가 시리지? 나 기온이 영상인 거 보고 나왔는데? 21일간 내 몸은 어느새 베트남의 겨울에 적응해 버린 거야? 그게 말이 돼? 영상 6도에 비니든 모자든 사서 쓰고 다녀야 해? 그게 말이 돼?

이러다 얼어 죽겠다. 얼른 저녁이나 먹어야겠다. 신랑이 베트남에서 못 먹게 했던 걸 먹어야지.

이 김밥집은 신랑이 알아낸 곳인데, 공교롭게도 김밥에 오이가 안 들어가서, 알고 사 온 거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했었다. 그리고 베트남에도 오이가 안 들어간 반미집이 있는데, 신랑은 그 반미가게의 별칭을 이 김밥집의 이름을 따서 "무원반미"라고 부른 게 생각이 났다.

하아, 근데 이렇게 먹었을 뿐인데 11000원이라니, 22만 동짜리 식사네. 비교를 안 해야 하는데, 당분간은 외식하기 힘들 것 같다.

장을 보고 집에 돌아와서, 갈아진 커피 원두를 커피핀에 내렸다. 사실 이 원두는 시부모님께 드리려고 샀는데, 250*2라 하나는 내가 먹어 볼 생각이었다. 통으로 드리는 게 맞다면 아직 베트남에 남아 있는 신랑에게 사 오라고 할 거다.

설명을 하면 쯩우엔이라는 G7으로 유명한 커피 회사에서 만든 하우스블랜드 제품이다. 보통 상타오8(=나폴레옹커피)를 선물로 많이 사가는데, 그에 비해서 조금 더 쓰지만 부드러운 편이다. 개인적으로 상타오8보다는 조금 더 마실만 했다.


커피 한 잔에 디저트까지 하니 배가 든든하다. 꽤 진한 커피임에도 잠이 깬단 느낌이 들지 않는다. 아직 내 몸은 내가 베트남에 있다고 착각하나 보다.

이런 게 여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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