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이제 조만간 아빠 생신이라, 나는 다시 친정에서 무엇을 할지 계획을 세우고 있다. 내가 40년 가까이 살다 보니까, 아빠 생신을 준비하는 게 가장 어렵다. 본인이 주도하시는 건 잘하시는데, 정작 개인의 취향이 강한 편이 아니시라서. 그래서 밥 먹는 것부터 어렵다.
그래도 내가 예전에 갔던 식당들 몇 개를 추려서 가족 단톡방에 올렸다. 이중에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다행이고, 아니면 다른 방법을 찾고.
선물은 베트남에서 사 온 것을 가져갈 생각이다. 당연히 엄마가 주문한 물건이 더 많지만, 먹을 것도 꽤 많이 싸들고 갈 것이기 때문이다. 케이크도 사야 하는구나.
아빠 생신 파티 계획을 다 세웠는데, 어머니께 연락이 왔다. 어쩌다 혼자 식사를 하시게 됐는데, 갑자기 내가 잘 있나 궁금하셨단다. 어머니도 신랑이랑 둘이 있었으면 신랑이 요리를 할 걸 아시기 때문인가? 그래도 이렇게 며느리를 챙겨주시는 시어머니가 어디 있나 모르겠다. 😁😁😁😁😁
점심을 거하게 먹어서 사실 저녁을 거를까 고민도 했는데, 어머니 전화까지 받았는데, 저녁을 먹기로 했다.
작년 이맘때만 하더라도 매주 화요일에 장이 섰고, 그 장터에는 돈까스 파는 사장님이 계셨다.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있어서 자주 갔었는데, 언제부턴가 오시지 않으셨고, 곧 장도 문을 닫았다. 그 후로 맛있는 돈까스집을 찾기 어려웠는데, 근처에 괜찮은 집이 있다는 걸 발견했고, 오늘 돈까스 세 장과 소스 2종에 15900원 하는 걸 주문해 봤다. 집에 있는 반찬만 꺼내면 되니까 괜찮은 선택 같다.
내일은 밥이랑 같이 먹어야지. 채소반찬 몇 개 꺼내서 같이 먹으면 더 괜찮을 것 같다.
대만차인 일월담홍옥을 마신다. 난데없이 대만차를 꺼낸 이유는, 베트남에서 샀던 파인애플 쿠키 때문이다. 대만엔 과일잼이 들어간 펑리수가 있고, 그것을 다과로 먹는다. 근데 나는 좀 더 쨍한 파인애플 맛을 원하기 때문에, 내게 그 맛을 선사해 준 파인애플 과자와 일월담홍옥이 잘 어울릴 거라 생각했다.
역시나 화한 민트향과 파인애플의 신맛의 조화가 좋다. 그러니까 이 파인애플 쿠키를 잔뜩 사다 놓았다는 사실에 더 행복했다. 그래도 한라봉 펑리수와 망고스틴 펑리수랑도 함께 먹어봐야지.
나는 이렇게 먹는 것에 기분이 달라지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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