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돌싱에게 재혼하고 싶을 때가 언제인지 묻는 뉴스가 있는데, 가장 높은 응답이 남자의 경우는 삼시세끼 챙겨 먹어야 할 때, 여성은 이사 등 집대소사가 있을 때라고 한다. 나는 돌싱도 아니지만, 독일에서 유학을 했을 땐 샤워하는데 택배를 받아야 할 때, 결혼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었다. 한국에서야 내가 없어도 소포를 문 앞에 놓고 가니까 그럴 일이 없는데, 신랑이 베트남에 가서 내가 삼시세끼 뭘 차려야 할까 고민할 때, 그냥 신랑이 해준 밥이 그리워지더라.
나도 요리를 아예 못하거나 밥을 안 챙겨 먹는 건 아닌데, 고기를 구울 땐 다시 청소를 할 생각에 망설여지는 것이다. 고기를 구우면서 생긴 만족이 청소할 귀차니즘을 이길 수 있는 건, 신랑이 있을 때인 것 같다.
기사를 더 읽고 싶다면 👉 [서울경제] 돌싱들 재혼 마음먹는 계기가…男 “집밥 먹고파서” 女는? https://m.sedaily.com/NewsView/2D46N10A0W#cb
저녁까지 먹고 갑자기 커피가 당겨서, 베트남에서 사 온 아라비카 원두를 갈아 모카포트로 추출해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베트남에선 로부스타 원두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데, 베트남의 유명한 카페 쓰어다(연유커피), 박씨유(화이트커피)와 같은 음료는 로부스타로 만든다. 아라비카도 생산하는데, 베트남에서 방문했던 땀찐 아라비카를 마셨다. 본래라면 커피핀에 내려야겠지만, 정말 모카포트로 내려마시고 싶었다.
두둥! 사실 아라비카 커피는 생산지에 따라 맛이 많이 다르긴 하지만, 베트남에서 생산된 아라비카 원두는 산미가 높다. 산미가 있는 커피도 좋아하긴 하지만, 여행지에서 산 거라 그런지 투어 받은 기억을 떠올리게 되더라.
(로부스타도 사긴 했는데, 그건 짐이 너무 많아서 신랑한테 주고 오긴 했다)
커피와 함께 먹은 건 커피맛 초코. 베트남에서 초콜릿을 고를 때 고민 된다면 정말 주저앉고 커피가 들어간 걸 고르면 거의 성공한다. 요것도 신랑이 2021년에 사 왔을 때 엄청 맛있게 먹었어서 재구매하려고 했다. 그런데 하이퐁 애옹몰에선 안 팔아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면세점에서 발견했다. 시가보다 배로 비싼 가격에 팔고 있었으나 크게 망설이지 않고 샀다.
하지만 잠자긴 그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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