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정말 오랜만에 대형마트에 갔다(용진이네 말고). 집 주변에는 식자재마트가 많고, 거기서 식재료를 사는 게 더 저렴하기 때문에, 대형마트에서 그날 먹을 것을 사지는 않는다. 대형마트에 가는 이유는 낱개로 살 수 있는 식재료를 사거나, 신제품 과자를 사기 위해서다. 그리고 커피 캡슐을 사기 위해서.
그런데 설선물이 즐비한 탓인지, 오늘따라 마트에 내가 사려는 물건이 없다. 그리고 라임은 개당 1350원이나 해서 탄식을 금치 못했다. 생리대가 사실상 1+1을 하기 때문에 2개를 사고, 겨울의 건조함을 버티기 위해 핸드크림 겸 바디로션을 샀다. 문득 베트남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타이거 맥주는 또 4개를 사면 개당 2250원이라 구입했다.
정말 나는 베트남에 빠졌나 보다.
밖으로 나오니 어느새 노을이 사라질 정도로 날이 어두워져 있었다. 하지만 구름 한 점 없이 예쁜 하늘이라 추운 겨울인데 마음이 개운하다.
사실 오늘 마트에 간 목적은 바디로션과 립밤을 사고, 베트남 커피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확인하려고 했던 건데, 베트남 커피도 인터넷이 더 저렴해서, 인터넷에서 구입했다. 저녁은 콩나물 국밥이 땡겼으나, 아직 어제 끓인 떡국이 남아 있어서, 다음을 기약하기로.
작년 겨울에 신랑의 지인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레드향 과수원에서 레드향을 사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친정과 시댁에 보냈는데, 나는 그대로 효녀효부 소리를 들었다. (엄마가 왜 이런 비싼 걸 사서 보냈냐고 뭐라고 한 건 안 비밀) 그런데 SNS친구 친척도 레드향을 판다고 하셔서 한 번 물어봤는데, 이름이 낯익다.
그래서 신랑한테 물어봤더니, 신랑의 그 지인 부모님께서 운영하시는 곳이 맞단다. 작년 말인가 올해 초에 신랑이 레드향 가격이 적힌 같은 명함을 보여준 적이 있는데, 신랑은 그 SNS친구가 보내준 명함인지도 모르고, 본인이 알려준 걸 왜 알려주냐라는 반응이었는데, 그분 숙모네라니까 그제야 놀란다. 그 SNS친구도 놀란다.
아니, 진짜 가끔 세상이 이렇게 좁다는 걸 느낀다. 오프라인으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일련의 사건으로 언제 한 번 만난 듯한 느낌도 받는다.
그런데 이게 너무 즐거워서 설렌다. 그리고 이번 일을 계기로 아무래도 나는 충성스러운 고객이 될 것 같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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