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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희베트남여행기 #내가왔어_자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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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8 걱정과 안부 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이제 조만간 아빠 생신이라, 나는 다시 친정에서 무엇을 할지 계획을 세우고 있다. 내가 40년 가까이 살다 보니까, 아빠 생신을 준비하는 게 가장 어렵다. 본인이 주도하시는 건 잘하시는데, 정작 개인의 취향이 강한 편이 아니시라서. 그래서 밥 먹는 것부터 어렵다. 그래도 내가 예전에 갔던 식당들 몇 개를 추려서 가족 단톡방에 올렸다. 이중에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다행이고, 아니면 다른 방법을 찾고. 선물은 베트남에서 사 온 것을 가져갈 생각이다. 당연히 엄마가 주문한 물건이 더 많지만, 먹을 것도 꽤 많이 싸들고 갈 것이기 때문이다. 케이크도 사야 하는구나. 아빠 생신 파티 계획을 다 세웠는데, 어머니께 연락이 왔다. 어쩌다 혼자 식사를 하시게 됐는데..
20231224 잘 있어, 달랏! 부제: 베트남에서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 달랏에서 하이퐁으로 가는 비행기가 8시 50분에 있어서 6시 택시를 예약했는데, 택시가 오질 않는다. 하아, 갑자기 파리에서 비행기 놓쳤던 게 떠올랐다. 그때는 연결 편이 있어서 해당일에 도착은 했지만, 그래도 다시 하고 싶은 경험은 아니었다. 그래서 다시 라도 택시에 연락을 했더니, 기사한테 사정이 있어 다른 차를 보내준단다. 다행히 두 번째 차는 잘 탔고, 일요일 아침이라 잘 뻗은 포장도로는 아니지만, 막힘 없이 달려 원하는 시간에 공항에 도착했다. 입국했을 때 달랏공항은 굉장히 작았는데, 국내선이라도 탑승을 하려니까, 조금은 복잡해 보인다. 일단 티켓팅 시간이 너무 길었다. 우리 앞에 있던 사람은 무슨 정치적 망명자인지, 비행기로 여행이 아니라 이사를 하고 ..
20231223 골목에 폭 박혀 있네 부제: 베트남에서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 택시투어가 끝났다. 숙소에 짐을 놓고, 조금 쉬기로 했다. 그런데 사실 쉬는 게 쉬는 게 아니었다. 내일 아침 비행기로 떠나는 우리는 숙소에서 공항까지 갈 택시를 예약해야 했다. 딱히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내게 시간이 많은 것도 아니었다. 정말 조금 쉬고 밖으로 나왔다. 반쎄오와 넴루이를 먹기 위해 지도를 따라 걷고 있는데, 내가 이미 길을 지나쳤다고 뜨는 거다. 그래서 가장 가까운 쪽으로 다가갔는데, 좁은 길이 있었고, 그 길을 따라 올라갔더니 식당이 보인다. 우리가 두리번거리고 있자 사장님께서 "찾는 식당 이름이 뭐냐?"라고 물으신다. 그 식당 사장님이시구나! 넴루이는 월남쌈이고, 반쎄오는 강황가루로 만든 부침개다. 저 라이스페이퍼에 ..
20231223 비 오는 커피농장 부제: 베트남에서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 달랏 시내에선 슬금슬금 내리던 비가 랑비엔 산으로 들어가니까 우박처럼 쏟아진다. 베트남 와서 처음 내린 비인데, 비 덕분인지 그래도 오늘 랑비엔산 정상까지 올라갈 생각을 하지 않아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럼 뭐 할까, 우리는 K'ho Coffee에 가고 있다. 사실 랑비엔 산엔 커호족에 관련된 로미오와 줄리엣 스토리급 전설이 있는데, K'ho Coffee도 미국인 조슈아-K'ho족인 로란이 만든 유기농 아라비카 커피 전문점이다. 사실 이런 러브스토리보다도 '유기농'커피와 투어에 관심이 생겨, 달랏에서 가장 오고 싶었는 곳이었는데, 현실은 택시투어로 겨우겨우 들리고 있다. 우리를 맞이한 건 로랑이었다. 그는 비를 뚫고 달려온 우리에게 커피체리차를 건넸다.커피체..
20231223 불상은 어디 있나요? 부제: 베트남에서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 짜이맛엔 달랏역과 짜이맛역을 왕복하는 기차가 다니고, 유리병과 도자기를 이용해 만든 린푸억 사원이 있다. 사실 짜이낫을 마지막으로 정한 이유도 짜이맛에서 달랏역까지 가는 옛날 기차를 타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짐 때문에 계획을 변경해야 한다. 린푸억 사원에 머물다, K'ho Coffee를 가기로 했다. 짜이맛도 달랏 내에 있는 마을이다. 사실 린푸억 사원과 역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우리의 적극적인 기사님은 "이곳은 멋진 마을"이라고 소개해주셨다. 린푸억 사원은 마을의 절인데, 유리병과 도자기로 만든 용상과 모자이크 부조가 있다.베트남의 절을 많이 보진 못했지만, 문득 질문이 생긴다. 의외로 베트남 사원에서 "불상"으로 보이는 걸 찾기 힘들다. 관음상은 꽤나 ..
20231223 내가 원하던 것 부제: 베트남에서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 일정에 문제가 있다는 걸 투어 당일 아침에 깨달았고, 일정 변경에 대해 기사님과 이야기를 나눠야 했다. 그러다 와이너리에 와서까지 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어야 했는데, 와이너리 가이드님이 불쑥 끼어드신다. "짜이맛으로 먼저 가는 게 더 낫지 않나요?" 짜이맛은 내가 앞으로 방문하게 될 커우닷팜 가는 바로 다음이라서 그런 말씀을 하신 거였는데, 나는 짜이맛에서 달랏역행 열차를 타고 싶어서 맨 마지막으로 둔 거였다. 일리 있는 지적이라 와이너리 투어를 하면서도 계속 고민을 했는데, 신랑 손에 가득히 들린 와인 상자를 보고 마음을 바꿨다. 오늘 택시 투어의 종점은 숙소다. 일정을 정하고 나니, 다시 마음 편하게 일정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우리의 다음 일정은 달랏 차..
20231223 와이너리 투어 부제: 베트남에서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 드디어 대망의 택시 투어날이다. 처음으로 편하게 움직일 수 있어서 기대도 하고 있지만, 알차게 투어를 하기 위해서 가고 싶은 곳을 다 넣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 어제 리엔호아에서 산 반미를 먹고, 8시에 올 택시를 기다렸다. 택시 예약은 어제 예상일정을 보내고, 예상 금액을 제시하더라. 그것보다 시간이나 이동거리가 길면 추가요금을 낸다. 물론 차 번호도 알려주고. 일단 첫 투어 장소는 라도라 와이너리다. 숙소에서 차로 50분을 가야 하는데, 부드럽게 달리는 차에 몸을 실으니 아주 마음이 편하다.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요 며칠간 달랏에서 받은 인상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달랏은 지대가 높은 탓인지, 높은 건물도 별로 없고, 산등성이에도 집이 많고..
20231222 달랏야시장 부제: 베트남에서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 야시장을 처음 경험한 건 대학교 3학년 겨울방학 때 대만을 놀러 갔을 때였다. 그때 스린야시장, 라오허제야시장도 다녀왔었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선 계절 마켓은 열어도 야시장의 개념은 없으니까. 그러니까 야시장이란 이름으로 시장을 찾아온 건 참으로 오랜만이다. 그리고 역시나 시장은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 그런지 사람도 엄청 많다. 야시장 입구엔 롯데리아가 있고, 랑팜스토어, 그 앞부터 오천 음식점이 깔려 있었다. 야시장에서 먹고 싶었던 음식이 몇 개 있었는데, 일단 그중 하나를 먹었다. 베트남식 피자라는 분팃느엉. 군옥수수는 생각보다 싱거웠고, 분팃느엉은 바삭거렸다. 그런데 사실 이걸로 배를 채우는 건 무리가 있긴 해서, 일단 이렇게만 먹고 일어서기로 했다. 야시장..
20231222 우리 그만 아프게 해주세요... 부제: 베트남에서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 방금 식당에 다녀온 이후로 파파고 번역기를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신랑의 발목이 붇는 것도 참을 수 없고, 내 종아리 근육도 당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약국에 들러 번역기로 압박붕대와 볼타렌 연고를 샀다. 그리고 숙소에 들러 잠깐 쉬다, 일정을 결정하고 다시 밖으로 나섰다. 가다가 성당도 봤다. 베트남은 공식적으로 크리스마스를 휴일로 인정하지도 않고, 카톨릭교가 국교가 아니기도 하지만, 그래도 성탄절이 되면 성당에 가는 사람이 많고, 성탄미사도 하는 것 같았다. 즉, 종교 탄압은 없다고 봐도 될 것 같다. 항상 여행을 하면, 일정 초반에 무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무리를 하고 있다. 달랏의 랜드마크라는 항응아 빌라(=크레이지하우스)에 가다가..
20231222 La Viet 부제: 베트남에서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 추천받은 쌀국숫집에서 식사를 하고 다짐한 건, 그래도 가끔은 발 닿는 대로 식사를 하자였는데, 어, 결국 유명한 커피숍을 가다 보니, 다시 추천받은 곳이다. 근데 도심에서 커피농장을 운영하는 카페에 안 갈 순 없잖아? 로부스타든 아라비카든 La viet에선 다양한 베리에이션 음료를 팔고 있었다. 그것도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 더 인상적이었던 건 식전 음료로 재스민차가 나온다는 것이었다.아무리 생각해도 베트남은 차가 생활화된 나라다 😅😅😅😅😅 화이트 커피라는 Caphe Bac Xiu도 마셔보고, 코코넛 커피도 마셔봤고, 커피핀으로 내린 커피도 주문했다. 카페마가리따도 시켰다. 카페마가리따는 커피와 위스키 혼합음료였고, 씁쓸한 커피와 단 맛에 소금기가 느껴져 입 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