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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베트남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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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6 퐁당퐁당 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아침에 시어머니께 전화가 왔다. 당신께서 일하시는 공장 근처 택배사에 반품요청을 넣었으니, 김장봉투를 사서 김치를 넣어 놓으라 신다. 반품요청을 해서 어머니 김치를 돌려받는 게 최선이지만, 아니더라도 며느리 고생은 안 시키겠다는 어머니의 의지다. 역시 나는 운이 좋다. 그와 별개로 김치를 다시 봉투 안으로 옮기고 있다 보니까, 괜히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친정과 시댁 김치를 무사히 받기 위해 열심히 바둥바둥 요리를 하면서 냉장고를 비웠는데, 너무 날벼락 맞은 듯한 일이 발생해서. 내 소포의 내용물이 바뀔 거라 누가 생각할 수 있을까? 이미 일이 발생한 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믿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든 결론이 날 일이라 신경 쓰고 싶지 않은데, 냉장고를 ..
20231205 연말의 기억 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소포가 온다는 문자를 받았다. 근데 왜 친정 주소가 찍혀 있는 걸까? 그런데 왜 동네 물류센터로 찍혀 있는 걸까? 알쏭달쏭했지만, 제시간에 맞춰 도착한 소포를 보니, 나도 김치통에 차곡차곡 김치를 쌓아두고 시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다. 김치 상자 상태가 안 좋았다 등의 상황을 말하고 나서, 무김치 이야기를 드리니까, "우리 무김치 안 보냈는데?"라고 하신다. 응? 송장도 맞게 찍혔는데, 김치 내용물이 바뀐 것이다. 어떻게 된 일인지 알턱이 없지만, 어떤 일로 김치들이 있던 통이 부서졌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내용물이 바뀐 거라고 추측할 뿐이다. 어쨌든 원래 어머니의 김치를 되돌려 받기는 어려운 상황이고, 그렇다고 남의 김치를 먹는 건 더 찜찜한 상황이다. 오..
20231204 자기야 우리 뭐해? 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K'ho coffee에 방문에 대한 이메일을 썼다. 그리고 답변을 받았는데, 커피숍 매니저가 걷는 걸 추천하는 걸 봐서는 랑비엔 산 전망대에 갔다가 식사를 하고 걸어서 다녀와도 될 것 같다. 이후에 시내 북쪽에 있는 관광지를 돌면 되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대충 가고 싶은 곳을 정했으면, 대략적인 달랏 일정은 완료다. * 달랏에서 하고 싶은 일 1. 랑팜스토어 방문 2. Cau Dat Farm 차밭 방문 3. 라도 와이너리에서 밀와인 사기 4. 위즐커피빈 농장 방문하기 5. K'ho Coffee 방문 나머지 일정은 이를 기반으로 주변을 도는 것이다. 가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일도 있지만, 그건 그것대로 어쩔 수 없는 거고, 여행의 낭만인 거고. 내가 ..
20231203 노을 멍~ 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아침에 생일인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동생은 애초에 내가 오는지도 몰랐고, 그래서 꽤 놀란 것 같았다. 점심때 오겠단 말을 듣고 곧 잠이 들어버렸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나, 동생의 목소리가 들린다. 여태 잤냐는 말에 그렇다고 답했다. 벌써 오후 2시 점심을 먹으러 이천에 있는 밥집에 갔다. 상을 가득 채운 밥상에 마음이 풍족해졌는데, 밥상 위에 올라간 이야기는 그렇게 마냥 행복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내 나이가 벌써 마흔이고 유학 기간을 제외하더라도 31년은 함께 했는데, 아무리 가족이라도 소통의 문제로 다투기 마련이다. 식사만 마치고, 동생은 곧 회사가 있는 동네로 돌아갔고, 동생이 좀 더 오래 있길 바랐던 나는 약간 마음이 허탈해져 버렸다. 집에서 ..
20231202 이천에 왔다 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아주 오랜만에 이천에 왔다. 이천엔 나의 부모님께서 주말마다 밭농사를 지으러 오시는데, 지금은 농번기이긴 하지만, 동생 생일이고, 이천으로 잠깐 온다기에 얼굴을 보려고 온 것이다. 동생은 다음날 온다고 했고, 엄마랑 아빠랑 같이 밥을 먹으러 갔다. 얼마 만에 반계탕인지. 날도 추운데 따스한 국물이 몸을 후끈거리게 만든다. 사실 김치는 묘하게 익어서 내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국물은 괜찮았다. 점심을 먹고 이천집에 갔다. 결혼 전에 옆집에 사시는 외삼촌 때문에 강아지 두 마리를 입양했는데, 입양하기 직전에 사진으로만 봤는데, 1년 반이 지난 지금 엄청나게 큰 강아지가 되어버렸다. 나를 보고 짖어대서 낯선가 싶었지만, 곧 이들 나름의 환영인사라는 걸 알고 같..
20231201 비행기표를 끊었다. 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12월을 알리는 종소리...가 아니고, 12시가 땡 하자마자 비행기표를 끊기 위해 베트남 취항 저가항공 vietjet항공의 홈페이지를 열었다. 그런데 비엣젯 항공에선 내가 원하는 노선을 (in 달랏 out 하노이)를 왕복으로 끊을 수 없었다. 그럼 편도로 끊어야 한다. 그런데 나는 45일 미만으로 체류할 거라 무비자로 여행을 할 거고, 그래서 편도로 입국하면 입국심사 시 분명 문제가 생길 것이다. 이런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 게 나으니까, 비엣젯 한국 홈페이지에 질문을 남기고 잠들었다. 그러니까 귀국 티켓 예약본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인 것 같아서, 일단 각각 끊기로 했다. 그런데 원래 가격은 36만 얼마였는데, 총 43만 얼마 정도가 들었다. 이유는 사전 ..
20231130 여행계획 짜기 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갑작스러운 경보음에 잠에서 깨버렸다. 경주 근처에 지진이 발생했다는 소식. 경주 근처 지진은 인근 경북지역을 포함해서 부산까지 영향을 준 것 같았다. 시댁이 있는 창원에 별일 없나 걱정이 돼서, 시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는데 늘 그렇듯 밝은 목소리 셔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창원엔 지진 후 안내 문자가 왔다고 하시는 걸 보면, 위험하진 않았지만, 강도가 강해 많은 지역에 영향을 끼친 것 같다. 태어나서 한 번도 지진을 경험한 적이 없긴 하다. 평생 수도권에서 살았고, 9년간 유학을 했던 빌레펠트도 지진과는 별 관계없는 지역이고, 놀러 간 여행지도 운이 좋게 지진은 피했다. 이번에도 내륙지역으로 여행을 가지만, 다시 행운이 날 따라와 줬으면 좋겠다..
20231129 내가 컨텐츠를 주겠어!! 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내가 컨텐츠를 주겠어!" 내가 베트남으로 여행 갈 마음이 있기 때문에, 신랑도 역시 하이퐁에서 나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식사 문제를 해결하는 것. 그 식사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더니 대뜸 저런 말을 한다. 신랑이 묵고 있는 호텔 식당 요리사가 한국인이라 대화를 나누는데, "제 아내가 여행을 오는데...." "아, 여기로 여행 오시려면 예약해야 하는데!" 라고 요리사가 말했단다. 이 말을 듣고 있던 누군가가 "배우자면 같이 쓰면 되는 거 아니에요?" 라고 하니까, 그제야 요리사님이 뭔가 깨달은 듯, "아, 제가 팔기에 급급해서, 허허허!" 라고 말했단다. 그 이야기를 듣고 '가족끼리 그러는 거 아닙니다'라는 말이 떠올라서 너무 웃겼는..
20231128 치즈 vs 주물 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신랑이 내 블로그를 본 건지, 베트남 십원빵에 관한 이야기를 꺼낸다. 경주 십원빵 주물 도안을 변경하기로 한국은행과 합의하기로 해서, 더 이상 그 주물을 사용할 수 없어, 베트남으로 넘어온 게 아닌가 싶단다. (자세한 이야기 👉🏻 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3/06/21/B6ONQB5BDVAQPBXEHISJ37TRK4/) 근데 내 생각엔 아무리 그래도 십원빵을 팔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십원빵 재료에 치즈가 들어가기 때문에, 베트남 사람들이 좋아할 만하기 때문에 선택된 거 같다. 그런데 마침 신랑이 묵고 있는 호텔 앞에서 붕어빵을 팔고 있었다. 팥붕과 치붕. 그 치즈붕어빵이다. 하지만 ..
20231127 베트남어 부제: 베트남에 있는 그와 한국에 있는 그의 이야기 독일에서 스페인어를 처음 배웠을 때, 동사가 주어까지 표현할 수 있는 언어이며, 단어도 독일어랑 많이 다르고, 과거를 표현할 시제가 많다는 점에서 꽤나 충격이었다. 그런데 베트남어도 소유격과 동사의 부정을 배우니까, 내가 이 언어를 배우는 게 맞는 걸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소유격이 소유대명사로 명사로 존재하지 않는데, 뒤에서 명사를 수식하는 건 처음 봤다. 그리고 동사의 부정도 동사의 앞에서 한다니!! 오빠가 나의(주어)/않다 마시지(서술어)/ 커피를 뜨거운(목적어) 굉장히 일관적이긴 언어이긴 한데, 충격을 받긴 했다. 후우~ 익숙해지면 괜찮아지겠지. 일단 옛날에 사둔 베트남어 책까지 꺼냈다.베트남어 공부와 함께 베트남 여행 계획도 짜고 있는데, 문제가..